"청자의 쪽빛이 드러나는 순간, 도자기의 재료인 흙과 작가는 하나가 됩니다. 단순히 흙을 빚는다기보다는 작가의 혼이 들어가야 제대로 된 작품이 나올수 있습니다."
이천시 신둔면 수광리 한청요(漢靑窯) 김복한(金福漢·61)씨는 "하면 할수록 청자 제작이 더 힘들어지는 느낌"이라며 "제대로 된 청자의 쪽빛을 재현하는 것이 평생의 과제"라고 겸손하게 말했다.
16세때 도자기와 인연을 맺고 오직 전통 청자만을 고집하며 43년간의 외로운 향해를 하고 있는 김씨는 올 4월달에 경기도 이천·광주·여주에서 열리는 제3회 경기도 세계도자비엔날레에도 100여점의 작품을 출품한다.
"우리 도자기기의 우수성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기회라 생각하고 첫 비엔날레때부터 작품을 내놓고 있다"는 김씨는 "도자기의 본고장이면서도 일본에 뒤지고 있는 한국도자기의 명성을 되살리는 일이 필생의 포부"라고 말했다.
김씨는 옹기를 제작하는 부친과 도자기를 만드는 형들의 영향으로 도예계에 입문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벽산 위군섭 선생으로부터 2년간 사사했으며, 이후 해강 유근형 선생으로부터 13년간 청자의 진수를 배웠다.
"도자기의 전통적인 기본형태에 충실하면서도, 작가의 개성이 깃든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을 만드는 것을 추구하고 있다"는 김씨는 해외에서도 널리 알려진 작가. 일본 북구주 서일본 도자기전에 한국대표로 참가했고, 오사카 국제 견본시 한국대표 참가전시 등 일본에서만도 80년대와 90년대에 개인전시회를 10여회 가졌다.
'청자의 쪽빛을 제대로 살리는 작가'로 인정받고 있는 김씨는 2003년 도자기의 본고장이라 할수 있는 이천시가 선정한 '이천 도자기 명장'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듬해에는 '경기도 으뜸이'로 선정돼 청자에 있어서는 국내에서 가장 인정받는 작가의 반열에 올랐다.
김씨의 청자빛 재현은 그의 아들에 의해 전승되고 있기도 하다. 김씨의 아들인 현욱(37)씨도 현재 대를 잇기 위해 경희대 아트비전 대학원을 다니며 아버지 밑에서 도자기를 공부하고 있다.
아들에게 기술을 전수하는 김씨는 "아비의 길을 따르라는 말을 한 적도 없지만, 어려서부터 작업현장을 보며 커온 아들이 청자의 매력에 빠져들었다"며 "전통의 아름다움을 이해하는 아들이 있어 항상 마음이 든든하다"고 말했다.
"최근 들어 경기 불황에 도자기 시장마저 어려운 형편"이라는 김씨는 "여건이 어렵다 해도, 조상 전래의 청자 쪽빛은 누군가가 계속 이어가야 한다는 생각에 죽을 때까지 이일에 매달릴 생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