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인터넷바둑의 허브를 지향해 온 한국의 야심이 완성 단계에 접어들고 있다. 한국기원 자회사인 세계사이버기원(www.cyberoro.com)은 지난 27일 대만기원 이사장실에서 대만기원(www. taiwango.org.tw)과 대국 프로그램 제공 및 기타 업무 협력을 위한 조인식을 가졌다.
이로써 한국이 제작한 대국 프로그램(사이버오로) 체제로 인터넷 바둑망(網)을 운영 중인 외국 사이트는 중국 일본 태국 대만 등 4개국으로 늘어났다.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 신랑망(新浪網)과 2000년 10월 처음 제휴한 것을 출발로 태국과 일본기원은 지난해 5월 및 10월 오로 네트워크에 편입됐다. 국내 회원을 포함해 약 220만명에 달하는 각국 바둑 네티즌들이 태극 마크 아래 하나의 공간에서 어울리고 있는 것.
온라인 시스템의 표준화가 가져다 줄 이점은 하나 둘이 아니다. 우선 전 세계 프로, 아마 바둑인들의 기력(棋力)이 한국의 레이팅 방식 아래 정비됨으로써 우리가 각종 이벤트의 주도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 국제 기전 창설을 유도하고 이를 운영하는 주역 또한 한국이다. 외화 수입 효과뿐 아니라 바둑 용어(用語) 문제 등 문화 측면에서도 큰 변화가 시작됐다. 세계사이버기원 곽민호 부사장은 "수십 년간 일본이 해외 오프라인 보급을 통해 구축해 온 세계 바둑 리더로서의 역할이 머지않아 한국으로 넘어올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이제 남은 과제는 영문 버전의 보급. 영문판은 현재 시범 서비스 중이며 4월 중 서버 추가와 동시에 공식 오픈된다. 영어권 지역은 그 특성상 국가별 제휴 방식을 지양, 유럽 및 미국 바둑 콩그레스 기간 중 각국 협회를 대상으로 파고들 계획. 연말까지는 5만명 안팎의 벽안(碧眼) 바둑 팬이 합세하게 된다.
한국 바둑 프로그램에 대한 외국의 반응은 매우 호의적이다. 가장 최근 제휴한 대만기원 천궈싱(陳國興) 비서장은 "한국 사이버 오로의 높은 기술력과 합작함으로써 완벽한 인터넷 망을 구축할 수 있게 됐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한국을 포함한 각국 가입자는 인터넷 대국시 자국(自國) 국기로 국적을 표시하게 돼 있다. 영문판이 완성될 올 연말쯤이면 수십 개국 수백만명의 바둑 네티즌들이 연령과 피부색을 초월, 한국 프로그램 울타리 안에서 밤낮 없이 수담을 겨루는 장관이 연출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