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포크라테스는 의사였을 뿐 아니라 고대 그리스의 사상가였다는 측면에서 그를 ‘인간학의 아버지’로까지 올려놓은 평전이다. 히포크라테스는 질병을 초자연적 존재가 내린다는 신벌설을 거부하고 자연적 원인에 의해 질병이 발생한다는 ‘합리적 의학’의 지평을 열었다. 또한 히포크라테스는 가문의 전통으로 비전(秘傳)되던 의술을 가문 외부의 학생들에게 개방함으로써 지중해 지역에서 선구적으로 ‘열린 교육’을 실행했다. 그는 신분보다는 재능으로 학생들을 평가했다. 외지 출신 학생들에게 계약 조건으로서의 선서를 요구하게 됐고, 이것이 그 유명한 히포크라테스의 선서를 낳았다.
한국 지식인 사회에서 보기 드물게 지난 20년 동안 히포크라테스 연구에 전력 투구해온 저자(우석대 교수)는 히포크라테스가 고대 그리스 사회에서 인문주의·합리주의·자연주의·인도주의 혁명을 일으켰다고 평가한다. 그중 히포크라테스의 자연주의란, 투약과 절개와 같은 치료 의학보다는 음식과 운동이라는 섭생을 통한 자연 치유력 증진에 관심을 보였고, 자연을 진정한 의사로 보고 의사는 자연을 돕는 보조자로 자리매김하는 정신을 뜻한다.
오늘날 히포크라테스를 총체적으로 재조명하는 것은 이성적이고 합리적이면서 자연과 인간이 일체를 이루고, 인도주의적인 사회를 내다보는 미래의 밑그림을 그리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이 책은 ‘히포크라테스적 방법이란 부분의 본성을 알려면 전체의 본성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오늘날 전공별로 대화가 단절된 학문 풍토를 보다 개방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길을 히포크라테스 사상에서 찾자고 제안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