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초 이 부총리의 부인 진진숙(61)씨로부터 경기 광주시 초월면 일대 전답 5800평을 16억원에 사들인 차모(38)씨는 덤프트럭 운전기사로 밝혀져 의문을 자아내고 있다. 차씨는 경기 광주시내 31평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다.
또 차씨는 계약서상 잔금을 치르기로 한 날(3월 29일), 이 땅을 담보로 농협으로부터 15억원의 대출을 단 하루 만에 승인받고 1주일 뒤 대출금을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통상 거액 대출은 본점의 대출심사위원회를 거쳐 대출결정이 내려지는데, 차씨의 경우 소득증명원·세금납부서류 등 대출금 상환능력을 입증할 수 있는 증빙자료도 부실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측은 이에 대해 “해당 전답의 감정가가 26억원으로 담보 가치가 충분했기 때문에 차주의 상환 능력은 크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시중은행 관계자는 “16억원에 산 땅의 담보가치가 26억원으로 평가된 것도 이해가 안 되고, 본점 대출승인이 하루 만에 떨어진 것도 극히 이례적인 일”이라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차씨는 명의를 빌려준 사람에 불과하고, 실제 소유주는 따로 있으며, 실제 소유주가 차씨 명의로 땅을 사면서 ‘땅 소유권’을 보장받기 위해 차씨 명의의 대출을 받았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부동산 개발업자들이 땅을 매입하며 남의 이름을 빌릴 때, 명의이전과 동시에 대출을 받아 볼모로 잡는 수법을 사용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차씨는 이날 본지 기자와의 통화에서 “난 진씨를 전혀 모른다. 이 부총리 부인인 줄도 몰랐다. 그런 사람인 줄 알았으면 골치 아프게 왜 샀겠느냐? 그 땅은 부동산업자의 권유로 재테크를 위해 산 것”이라고 주장했다. 차씨는 “부동산 매입 자금을 어떻게 구했느냐”는 질문에 “매입할 땅을 담보로 대출금 받아 땅 값을 지불했다. 난 떳떳하게 땅을 샀다”고 말했다.
진씨가 소유했던 임야와 전답에는 현재 지역 부동산개발업자들이 전원주택 단지를 개발 중이다. 광주시 초월면 지월2리의 한 주민은 “부동산 개발업자 3명이 공동투자해 사업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58억원(임야+전답)에 매도하기로 한 약속을 믿고 매도를 끝냈으며, 매수자 간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는 모른다”며 “실제로 누가 어떤 명의로 등기했는지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고 서류처리를 끝냈다”고 해명했다.
또 이 부총리가 위원장으로 있는 정부 지역특구위원회가 이 부총리 부인 진씨와 처남의 땅이 포함된 전북 고창군 공음면 일대(207만평)를 ‘청보리 및 메밀밭 조성을 위한 경관농업특구’로 지정한 것도 시빗거리가 되고 있다. 이 부총리 부인 진씨는 특구지정 지역 내에 밭과 임야 3만여평, 처남 진영호씨 땅 17만여평이 포함돼 있다.
이 부총리는 이에 대해 “지역특구 선정과정에 나는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당시 차관보로부터 혹 물의가 일어날 가능성 있어서 몇 번씩 검토를 했는데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지역특구 위원회에 상정키로 했다는 보고를 딱 한 번 받은 적 있다”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