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건강에 세계적 관심이 쏠린 가운데 교황의 일생을 다룬 평전 '요한 바오로 2세 평전'(영언문화사)과 교황이 직접 구술한 회고록 '일어나 갑시다!'(경세원)가 나란히 출간됐다.

지난해 교황이 주교 축성 45주년, 교황직 25주년을 맞아 펴낸 '일어나 갑시다!'는 일반적의 의미의 회고록은 아니다. 이 책은 교황이 1958년 폴란드 크라쿠프 주교로 임명된 이후의 생활을 돌아보며 주교(추기경)로서 취해야 할 태도를 정리했다.

다소 딱딱하지만 책 곳곳에선 격동의 20여년간 세계 가톨릭 수장으로서 견지해 온 태도를 읽을 수 있다. 가령 ‘사제 독신제’에 관한 교황의 입장은 단호하다.

“독신제를 견제하려는 의도에서 때때로 사제와 주교의 고독에 관한 얘기를 논거로 내세우기도 합니다. 나는 내 경험에 비추어 그런 주장을 강력히 부정합니다.” 하느님이 함께하시고, 주변 사람들도 있었다는 것.

하느님과 예수님을 주인으로 모시는 그의 생각은 “지금 이곳 바티칸에서 세입자로 살고 있다”는 고백으로 이어진다. 이 같은 생각에서 그는 주교·추기경 시절 항상 주교관 문을 열어놓고 지냈다고 한다. 교황이 된 후로는 문을 열어놓는 대신 권위주의를 벗고 적극적으로 평신도 곁으로 다가간다.

지난 1989년 세계성체대회 참석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무엇보다 먼저 소록도로 직행해 한센병 환자들을 만난 것도 낮은 곳으로 임하는 교황의 정신을 보여준다. 교황은 서문에서 "그리스도를 향한 흔들림 없는 시선으로, 결코 우리를 저버리지 않는 희망에 발을 딛고 새천년의 길을 함께 걸어 나갑시다" 하고 권한다.

'고뇌하는 평화주의자'라는 부제가 붙은 평전은 독일 언론의 바티칸 통신원인 저자 안드레아스 엥글리슈가 정리했다. 저자는, 피임과 낙태를 반대하고 여성 지위를 인정하지 않는 요한 바오로 2세에 대해 반감을 가지고 시작한 바티칸 생활이 점차 교황에 대한 인간적 이해, 그리고 신뢰로 이어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보여준다.

‘20세기형 교황’의 모델을 제시한 요한 바오로 2세 재위기간의 일들이 생생히 묘사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