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기는 없다. 하지만 완벽하게 화음이 맞는 팀플레이. '코러스'(The Chorus)는 그런 영화다. 정기적으로 영혼을 정화(淨化)시켜야 하는 때묻은 도시 관객이라면 놓치지 마시기를. 인공양념 하나 없는 음악과 웃음으로 잃어버린 희망을 선물한다.
2차대전의 후유증을 앓고 있는 3류 기숙사학교에 인생 막장의 대머리 음악 교사 클레망(제라르 쥐노)이 찾아온다. 작곡한 음악마다 거부당하고 마지막으로 찾은 직장이다. 학교와 학생은 상상을 초월할 만큼 엉망진창. 교장은 "구타만이 교육"이라고 믿는 체벌 지상주의자고, 학생들은 "수업시간엔 떠들고, 쉬는 시간에는 잠자야 한다"고 믿는 철부지다.
자포자기하는 클레망에게 실마리를 던져준 것은 역시 노래. 한밤중 기숙사에서 자지 않고 떠들며 노래 부르는 아이들을 혼내다가 클레망은 버려두었던 오선지를 다시 꺼낸다.
구제 불능 학생들과 실패한 교사의 대립, 그리고 갈등 극복을 통해 양쪽 모두 구원받는다는 성장드라마는 새롭지 않다.
'죽은 시인의 사회'(1989)나 '홀랜드 오퍼스'(1995)는 물론, 탄광촌으로 부임했던 음악선생 최민식의 풋풋함을 확인했던 '꽃피는 봄이 오면'(2004)도 마찬가지. 그렇듯 익숙한 구도(構圖)로 새로운 세대의 영혼을 씻어낼 수 있다면 정말 대단한 힘이 아닐까.
'코러스'는 낡았지만, 분명 육중한 감동과 기분좋은 희망을 코러스로 전달한다. 여기에는 절묘한 위치에 자리잡고 있는 웃음과 눈물이 큰 몫을 해낸다.
"이 황당한 나라를 단결시킬 수 있는 건 음악과 체육뿐"이라고 목청 높이는 체육선생이 교장 몰래 클레망을 도울 때, 노래는 잘하지만 문제아인 모항쥬가 마지막 순간 백작부인 앞에서의 솔로 공연을 허락받을 때, 결국 교장에게 쫓겨나는 클레망을 환송하며 장난꾸러기 아이들이 창문 밖에 일제히 손을 내밀 때, 관객은 자신도 모르게 터져나오는 웃음과 눈물을 확인한다.
클래식 기타연주자 출신의 크리스토퍼 바라티에 감독은 연기 경험이 전무한 스무 명의 아이들을 모아 합창 훈련을 시켰고, 스타 한 명 출연하지 않은 이 영화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가장 많은 900만관객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