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퇴임하는 초등학교 교사가 동시집을 발간해 어린 제자들에게 선물로 나눠줘 훈훈한 화제가 되고 있다.
주인공은 37년 동안 교단을 지키다 이달 말 정년 퇴임하는 청주 진흥초등학교 박길순(朴吉淳·62·사진) 교사.
박 교사는 교단에서 지켜보고 경험했던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표현한 '비', '달님', '도시락' 등 동시 71편을 엮어 첫 자작 동시집 〈동시가 맘을 울려요〉를 출간했다. 박 교사는 얼마전 마지막 제자들인 1학년 5반 어린이 39명에게 일일이 동시집을 나눠주며 훌륭하게 자라줄 것을 당부했다. 또 이 학교 동료 교사와 도서관 등에 100여권을 기증하고 도내 각 도서관에도 400여권을 내놓았다.
박 교사는 199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제2학년2반'이란 동시가 당선되고 같은 해 충청일보에도 동화가 당선돼 문단에 오른 아동문학가. "뒤늦게 동시를 시작했지만 '이게 바로 내가 할 일이구나'라는 생각으로 틈틈히 글을 썼지요. 어른 독자를 의식한 동시가 아니라 순수하게 어린이들의 생각을 대변하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서 박 교사의 동시는 때묻지 않은 동심의 세계를 아이들의 눈높이와 언어에 맞춰 아기자기하게 그려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충북숲속아동문학회 회장을 맡아 청소년 문학교실 등을 운영하는 등 어린이들의 창작 활동을 꾸준히 지원해왔으며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04년 한국청소년 문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박 교사는 "동심의 세계만큼 깨끗하고 아름다운 것은 없다"며 "교단을 떠나더라도 자라나는 어린이들이 올곧게 성장하면서 풍부한 문학적 소양을 기르도록 계속 돕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