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확정된 행정 중심 복합도시안은 국가 기능이 서울과 연기·공주로 나눠지는 결과를 낳게 된다. 문제는 무엇이고 어떤 과제가 던져진 것인지 3회로 나눠 알아본다.
'행정 중심 복합도시안'이 여야 합의로 마련됨에 따라 18부4처16청의 정부 부처가 서울과 충남 연기·공주로 나눠지게 됐다. 행정 부처 이전이 끝나면 대통령은 서울, 총리는 연기·공주에서 근무하게 된다. 사상 처음으로 국가 행정 기능을 두 도시가 나눠 맡게 되는 실험이다.
◆명분은 뭔가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대선 공약으로 시작된 '행정수도 건설'은 지방 균형 발전이라는 명분 아래 추진됐다. 수도 서울에 집중돼 있는 행정 기능을 행정수도로 모두 옮긴다는 것이었다. 노 대통령의 공약은 작년 10월 헌재의 위헌 결정으로 벽에 부딪혔다. 이번 여야 합의로 노 대통령은 공약을 절반쯤 실천한 것이 됐다. 여권은 여전히 수도권 과밀화 해소, 지방 균형 발전 등으로 행정도시안을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결과적으로 국가 기능이 양분되는 숙제를 안게 됐다.
◆국가 기능 양분
서울에는 청와대 국회 대법원 등이 남고, 연기·공주에는 경제·교육·사회 부처가 옮김으로써 '수도 서울'도 '행정수도'도 아닌 '2개의 수도'가 결과적으로 탄생하게 됐다.
서울에는 대통령과 외교와 안보 외에 법무·행정자치 등 내치(內治) 담당 부처가 남았다. 대통령이 국가원수로서의 역할을 하도록 보좌하는 부처와 그 견제 기관들(입법·사법기관)이 서울에 있다. 이에 서울이 국가를 대표하는 수도로서의 중추 기능을 수행한다는 사실엔 큰 변화가 없을 전망이다.
연기·공주의 경우 경제·과학·사회 부처들이 옮겨 가면서 경제 교육도시의 성격을 띠게 됐다. 여야 행정도시 협상팀은 이 지역에 대학 1~2개와 대형 기업들을 유치해 자족(自足)형 복합도시로 만든다는 것이다.
경제 부처가 연기·공주로 가지만 금융관리감독기관인 금융감독위는 서울에 남는다. 결국 경제 분야도 정책은 행정도시, 금융은 서울로 나눠지는 양상이다.
◆장·단점
행정도시 건설과 국가 기능 양분은 우리가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상황이다. 어떤 일이 어떻게 벌어질지 누구도 정확한 예측이 쉽지 않다.
일단 자연스럽게 분권구조가 정착될 가능성이 기대된다. 서울에 모든 권한과 수단이 집중돼 있던 것이 분산되면 지방 균형 발전에 획기적 계기가 될 수 있다. 정치적으론 이미 상당한 권한을 넘겨 받은 총리실에 힘이 더 실리게 될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국가적 비효율이란 문제가 부각될 수도 있다. 120㎞ 떨어진 서울과 연기·공주의 거리가 극복하기 어려운 장애물로 입증되면 국가 기능 양분으로 분산효과는 별로 없이 국가적 시너지효과만 없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