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 비자금사건에 연루돼 쇠고랑을 찼던 박주선(朴柱宣) 전 민주당 의원이 대법원에서 무죄취지 선고를 받은 후 보석으로 18일 서울구치소에서 풀려났다. 옷로비 사건과 나라종금 뇌물사건 재판에 이은 생애 세 번째 무죄 판결이다.
대법원 3부(주심 변재승·邊在承)는 이날 현대그룹측으로부터 3000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 등으로 기소된 박 전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2년6월에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무죄취지로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재판부는 “박 전 의원이 현대측으로부터 받은 돈은 대가성이 있는 뇌물이라기보다 단순 정치자금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의원은 2000년 국회 정무위에 소속돼 있을 당시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의 국회 국정감사 증인출석과 관련, 현대측으로부터 “잘 봐달라”는 청탁과 함께 돈을 받은 혐의를 받아왔다.
박 전 의원은 재작년 구속기소 당시 2000년 나라종금 안상태 사장에게서 청탁과 함께 2억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걸렸으나 이 부분은 작년 3월 1심에서 무죄를 인정받았다.
앞서 온 나라를 떠들석하게 했던 ‘옷로비 사건’ 재판에서도 무죄였다. 청와대 법무비서관이었던 그가 김태정 당시 검찰총장의 부인 연정희씨에 대한 옷로비 수사보고서를 김씨에게 넘겨 준 혐의로 1999년 구속기소된지 2년 6개월만이었다.
한 때 유능한 검사였던 박 전 의원은 이날 무죄 취지 선고를 받은 뒤 “모든 것은 사필귀정 (事必歸正)”이라며 검찰 수사에 대한 불만을 숨기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