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억원 굴비상자’사건으로 불구속 기소된 뒤 징역 1년6개월이 구형됐던 안상수(安相洙) 인천시장에게 무죄가 선고됐다.
인천지방법원 형사합의6부(재판장 김종근 부장판사)는 17일 1심 선고 공판에서 “안 시장이 굴비상자를 받을 때 뇌물임을 알았을 것이라고 인정하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이 사건의 쟁점은 지난해 8월 안 시장이 건설업체 사장 이모(54)씨로부터 선물 제공 의사를 전달받고 여동생 집에 갖다주도록 했을 때 그것이 돈인지 알았는지 여부이지만 이를 밝혀 줄 증거가 없기 때문에 추론에 따를 수밖에 없다”고 전제했다.
재판부는 또 “이씨가 ‘광주에서 가져온 작은 성의’라며 계속 주겠다고 했을 때 안 시장이 ‘돈이면 받지 않겠다’고 말했던 만큼 이것이 돈일 것임을 알았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통상적 입장에서도 2억원의 현금을 굴비상자에 담아 왔으리라고는 짐작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안 시장이 나중에 상자에 든 것이 돈인 줄 알고는 시청 클린센터에 신고한 것은 받지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라고 밝혔다. 재판부는 안 시장이 평소 선물이 들어오면 몸이 아픈 아내를 대신해 수발을 들어주는 여동생 집에 보내곤 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여동생 집으로 상자를 보낸 점, 자신과 세번째 만난 자리에서 이씨가 직무와 관련된 금품을 줄 것이라고는 생각하기 어려웠을 것이라는 점을 덧붙였다.
하지만 재판부는 “이 같은 법 적용이 고도로 청렴한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안 시장이 그동안 이 사건과 관련해 거짓말을 해 의혹을 키우고 이제는 진실을 말해도 아무도 믿어주지 않게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안 시장은 재판 뒤 “경위야 어찌 됐든 오해를 받게 돼 죄송스럽다는 말씀을 시민들에게 드린다. 이번 기회를 통해 좀더 수신을 하고 모든 언행에 신중을 기해야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안 시장에게 2억원을 건넨 이씨에 대해서는 “공무원을 매수해 기업을 키우려는 부정부패의 전형적 모습으로 엄한 처벌이 필요하다”며 징역 1년6개월에 2억원 몰수형을 내리고 법정 구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