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늙지도 젊지도 않은 나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박경주씨는 386 주부들은 문학적 교양을 갈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창종기자 (블로그) cjkim.chosun.com

"요즘 젊은 엄마들이 얼마나 인문학 지식과 교양에 관심이 높은데요. 아이들 손잡고 미술관과 박물관을 부지런히 찾아다니는 주부들을 위한 인문학 잡지를 만들어낼 겁니다."

여성을 위한 잡지라면 패션-연예 정보 가득한 기존 여성지만을 떠올리기 쉽지만, '386주부'를 위한 철학·인문학 교양 잡지(격월간) '안띠쿠스(ANTIQUUS)'를 창간한 박경주(48)씨 생각은 전혀 다르다.

"주부들의 지적 욕구가 대단한데, 이들을 위한 인문학 잡지는 시장조차 형성돼 있지 않아요. 바로 제가 가장 그런 필요성을 느꼈으니까요." 박씨는 대학 졸업 후 결혼해 두 아이를 낳고 23년간 전업 주부로 살았다. 평소 역사와 지리 등에 관심이 많았지만 서점에는 어려운 학술 서적밖에 없어 접하기가 쉽지 않았다.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을 흔히 하지만, 너무 '자기들끼리' 하는 말로 가득 차있다고 생각합니다. 공부 많이 하고 자기 삶에 대한 의식이 높은 주부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통로가 없기 때문에 인문학의 위기라는 말이 나오고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40대 중반에 이른 4년 전 그는 디자인 회사와 출판사에 취직해 처음 사회 생활을 시작했다. 창간 준비는 4개월 전 시작했다.

"너무 힘들어 포기하려던 때도 있었지만 남편과 아이들이 용기를 줬습니다. 시어머니가 적극 후원한 것도 뜻밖이었고요."

창간호는 '파리 세느강변의 고서점 기행', '고대 그리스의 동성애', '바리데기 설화와 오르페우스 신화', '고대건축의 매뉴얼' 등 인문학적 내용을 쉽게 풀어쓴 글을 실었다. 교수와 학자들, 건축가와 미술·영화평론가들에게 쉽게 써 줄 것을 요구해 여러차례 원고를 수정했다.

박씨는 "교양을 갖춘 엄마들이 아이들을 교육하면 결국 사회 전체의 문화적 소양이 올라갈 것"이라며 "주부들이 전문적인 인문학을 더 깊이 알고 싶다는 동기를 가질 수 있도록 디딤돌의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