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리리 전 레바논 총리의 암살이 화해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는 이스라엘·팔레스타인 관계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전망이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 이번 테러가 레바논 주둔 시리아군의 철군 문제를 둘러싸고 발생한 만큼, 시리아의 지원을 받으면서 레바논 내에 거점을 갖고 있는 이슬람 무장세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그동안 헤즈볼라와 같은 이슬람 무장단체는 레바논·이스라엘 국경에서 이스라엘을 상대로 간헐적인 공격을 감행해왔다. 또한 이스라엘측도 헤즈볼라가 최근 자국과의 평화적 관계를 모색하고 있는 압바스 신임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수반을 암살, 두 나라 간 화해 무드를 깨뜨리려는 음모를 꾸미는 중이라고 의심해오던 터였다.

이스라엘과의 협상에 관여해온 팔레스타인 국가안전보장위원회의 지브릴 라주브는 “레바논의 안정은 팔레스타인의 이익과 연결돼 있다”며 “하리리의 암살은 이 지역의 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

요르단·이라크 등 다른 국가들 역시 하리리 암살이 중동 전체의 안정을 흔들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고 AP는 전했다. 헤즈볼라나 시리아가 현재의 화해 무드를 깨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이번 암살을 감행한 것은 아닌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는 것이다. 이라크 과도정부의 이야드 알라위 총리는 범 아랍권 TV방송인 알 아라비아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암살은 하리리 개인뿐만 아니라 레바논 국내상황, 나아가 중동지역 전체를 겨냥한 것”이라고 말했다.

/ 최재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