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학장직을 고사(固辭)하겠다는 뜻을 밝힌 뒤 인터뷰에 응한 황우석 교수는 다소 초췌한 표정이었다. 황 교수는 “학장에 추대됐다는 보도가 나간 뒤 어제 밤늦도록 휴대전화가 울리는 바람에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했다.

“이틀 동안 국민들로부터 이메일을 500여통, 전화와 메시지를 200통 가량 받았습니다. 90% 이상이 학장직을 맡지 말라며 만류하는 내용이었어요. ‘우리가 당신 뒤에 있는데 왜 학장을 하느냐. 국민을 보고 연구에만 몰두하라’는 이메일도 있었습니다. 국민들이 이토록 성원해 주는 나라에서 연구하는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이라는 것을 새삼 깨달았습니다.”

예상보다 훨씬 높은 국민들의 우려를 확인한 황 교수는 14일 오후쯤 사퇴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고 했다. 그는 “전에 부학장과 동물병원장을 지냈을 때 연구에 큰 지장을 느끼지 못했고 학장이 되면 연구에도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리라는 게 내 판단이었다”며 “그러나 국민들의 사랑과 염려가 이렇게 큰 이상 국민들을 설득하기보다는 그 뜻에 따르는 게 옳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다른 대학 학장들이나 원로 교수들은 황 교수의 학장 선출 소식에 대부분 “좋은 기회이니 잘 해보라”고 격려했다고 한다. “국민들에게 한 번만 더 양해를 구해보라”는 충고도 있었다고 한다. 15일 오전 황 교수를 면담한 정운찬 총장도 “학장직을 맡게 되면 행정적 업무가 많아 연구 역량이 약화될까 우려되지만, 동료 교수가 지원하고 황 교수가 수락한다면 그 뜻을 존중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황 교수는 결국 국민의 뜻을 따르는 쪽을 택했다. 국민들의 이 같은 관심이 부담스럽지 않느냐는 질문에 황 교수는 “부담을 느껴야 피로를 극복할 수 있고, 여유를 누리고 싶은 마음도 억누를 수 있다”며 “국민들의 성원을 결코 부담이라고 생각지 않으며, 죽기 살기로 연구에 매진해야겠다는 다짐만 한다”고 했다. 그는 “다만 수의대 교수들이 저를 만장일치로 추대해 준 것이 자칫 국민들에게 이기주의의 발로로 비춰지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요즘도 새벽 4시30분에 집에서 나와 오전 6시부터 밤 11시까지 연구에 몰두하는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대외활동이 너무 많다’는 비판이 있자 올해부터는 연구와 관련된 활동 외에는 모두 매몰차게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황 교수는 “현재 어떤 연구를 진행 중인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올해 안에 2∼3개의 연구성과를 뿌듯한 마음으로 국민께 전해드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