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대통령은 작년 11월 칠레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당시 부시 미국 대통령에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공개적으로 비난하지 말 것을 요청( 본지 작년 11월 26일자 A5면 )했다고 뉴욕타임스가 14일 보도했다.
신문은 당시 회담기록을 읽어본 한 관리가 전한 것이라면서 두 사람 간의 대화를 소개했다. 신문에 따르면 노 대통령은 “그래요. 그(김정일 위원장)는 나쁜 사람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공개적으로 그렇게 말해서는 안됩니다”라고 했다. 이 신문은 ‘노 대통령이 말하려 한 것은, 북한 핵문제를 부시 대통령과 이라크 사담 후세인의 대결처럼 개인 간의 대결로 바꿀 경우 외교적 해결가능성을 어렵게 한다는 점이었다’고 보도했다.
노 대통령 요청에 부시 대통령은 “좋습니다. 나는 공개적으로 그런 말을 하지 않겠습니다. 그런 효과를 내는 단어도 쓰지 않겠습니다”라고 했고, 지금까지 그런 말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타임스는 부시 대통령이 내부 회의에서는 김정일 위원장을 “부도덕”하고 “폭군”이라고 하면서 그의 인권학대를 자주 비판한다고 말했다.
청와대 김종민 대변인은 “노 대통령은 ‘나쁜 사람’이라는 말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워싱턴=허용범특파원 h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