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연수구 동춘동 아파트 단지 근처 화물터미널 건설사업이 4년을 끌어온 끝에 건축허가를 받아 본격 추진되면서 인근 주민들이 반발, 또 다시 논란이 되고 있다.
이 사업은 2001년부터 추진됐으나 환경 피해 등을 우려한 주민 반발에 부딪혀 시작도 못하고 지금까지 미뤄져 왔다. 그러던 중 최근 사업주체인 ㈜서부트럭터미널이 관할 구청을 상대로 한 행정소송에서 이기고 건축허가를 받아냄에 따라 사업이 4년여만에 본격화된 것이다.
◆사업내용=연수 택지지구와 남동공단을 가르는 승기천 옆 동춘동926 일대 3만여 평〈위치도〉에 화물차 284대분의 주차장을 갖춘 지상6층 지하2층 크기의 화물 집배송센터(화물 터미널)를 만드는 것이다. 화물터미널 터 바로 옆에는 대형 할인매장인 e-마트와 인천시 중소기업종합전시장이 있다. 이곳이 화물터미널 용도로 지정된 것은 1994년 연수지구 택지개발사업이 대략 마무리되고 아파트 입주가 한창일 무렵이었다. 인천시 도시계획에 따라 이런 용도로 지정됐다.
◆그간의 진행 과정=1999년 이곳 집배송센터 터를 사들인 ㈜서부트럭터미널은 2001년부터 2년여의 공사기한을 잡고 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곳에서 직선 거리로 150여m쯤 떨어진 길 맞은편 연수지구의 한양1차, 대우, 삼환, 우성, 현대, 삼성 등 5000여 가구 아파트 주민들의 반대가 계속되자 연수구청은 회사측의 건축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에 회사측은 2003년9월 구청을 상대로 행정소송을 내 10월 승소했다. 당시 법원은 "관계 법령에서 규정한 이유가 아니라 주민들의 집단민원 때문에 법규에 맞는 건축허가 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했다. 구청은 법률 검토 결과 더 이상 승산이 없다고 판단, 항소를 포기하고 결국 지난달 21일 건축허가를 내줬다.
◆주민들 입장=화물터미널이 생기면 지금도 차량 통행이 많은 경원로 등 이 일대의 도로사정이 더욱 나빠지고 소음과 먼지 등 생활 환경도 악화될 것이란 주장이다. 이곳이 국제화를 내세우는 송도신도시의 입구라는 점에서 위치도 적절치 않다고 주장한다. 변춘식(62·한양1차 아파트) 대책위원장은 "화물터미널 용도가 지정된 10여년 전에 비해 지금은 이곳 형편이 판이하게 달라졌는데도 당시의 결정을 그대로 고집하는 것은 잘못"이라며 "공사를 강행하면 주민들이 공사장에 드러누워서라도 막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연수구는 행정소송에서 지고 건축허가를 내 준 만큼 더 이상 공사를 막을 명분이 없다며 고심하고 있다. 구청 관계자는 "최선의 방안은 이 땅을 구가 사들여 공원녹지로 만드는 것이지만 그럴 만한 예산이 없다"며 "현재 시내 5곳에 화물터미널 건설을 계획중인 인천시로서도 이곳에서 주민 반대에 밀려 공사를 못하면 다른 곳도 같은 형편이 되기 때문에 물러날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회사측 입장= ㈜서부트럭터미널은 그동안 공사가 늦어져 회사가 큰 손해를 입은 만큼 곧 공사를 시작해 내년까지는 끝내겠다는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적법한 절차대로 했는데도 구청이 허가를 안 내줘 손해를 본 것에 대해 행정소송과 별개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주민들은 어떤 점을 보완해 달라는 것이 아니라 아예 공사를 하지 말라는 입장이어서 협상에 한계를 느끼지만 공사 시작 전까지 계속 협의를 해보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