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대 국회엔 화려한 경력을 가진 ‘거물급 보좌관’들이 적지 않다. 과거 국회 보좌관 중에선 찾기 힘들었던, 억대연봉을 받던 대기업 임원 출신이나 변호사·회계사 등 전문직들이 포진돼 있는 것이다.

기업 간부 출신으론 열린우리당 강창일 의원의 김천우(49) 보좌관이 꼽힌다. SK그룹 상무이사 출신인 그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억대연봉에 비서, 차량 등 의원 저리 가라 할 만한 대접을 받던 사람이다. 81년 SK에 입사, 지난해 구조조정 때 그만둔 김씨에게 강 의원이 “놀려면 국회에 와서 놀으라”고 팔을 잡아당겨 보좌관이 됐다고 한다. 강 의원은 김 보좌관의 고향(제주) 선배다. 국회 재경위원인 열린우리당 강봉균 의원의 임근상(47) 보좌관은 리스금융사 해외법인 사장 출신. 그는 “보수는 훨씬 적지만, 일은 훨씬 다이내믹하다”고 했다. 같은 재경위원인 한나라당 이종구 의원의 윤건수(55) 보좌관은 대외경제연구소 연구원을 거친 경제전문가. 서울대 상대 동기동창인 이 의원이 “도와달라”고 해 국회에 들어왔다고 한다.

대표적인 고소득 전문직인 변호사들의 보좌관 진출도 눈에 띄게 늘었다. 작년 5월 노동전문변호사인 강문대(36)씨가 단병호 의원 보좌관이 된 것을 시작으로, 2005년 2월 현재 7명의 변호사 출신 보좌관이 있다. 윤승현(35·장윤석 의원), 김준기(37·이원영 의원), 강세원(35·안병엽 의원), 이호찬(34·박영선 의원) 변호사는 작년에 들어왔고, 이승훈(31·최재천 의원), 정영훈(35·노회찬 의원) 변호사가 올 초 사법연수원 수료와 함께 보좌관이 됐다. 대부분 각 의원들이 자체 실시한 공채(公採) 시험을 거쳐 선발됐다. 법률 전문가를 찾는 의원들의 수요와, 갈수록 힘들어지는 변호사 시장 상황이 맞아떨어지면서 발생한 현상이다. 4급 보좌관 보수는 연봉 6000만원 정도로 로펌(법률회사)에 취직했을 때보다는 못해도 상당한 수준이다.

이런 전문가 붐 속에서도 관록으로 버티는 인물들도 있다. ‘오랜 보좌관 경력’을 전문성으로 내세우는 것이다. 국회 행자위원장인 열린우리당 이용희 의원(74)의 김택현(60) 보좌관은 71년 8대 총선부터 이 의원을 도왔다고 한다. 국회의원 중 최고령이 이 의원이고, 보좌관 최고령이 김 보좌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