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인들이 주름잡던 백두급 씨름판에 키 작은 장사가 탄생했다.
1m84의 박영배(152.4㎏·현대삼호중공업)는 1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2005 설날장사씨름대회 백두장사 결정전에서 자신보다 33㎝가 더 큰 2m17의 지난해 천하장사 김영현(154.4㎏·신창건설)을 1대0으로 제압, 데뷔 2년1개월여 만에 생애 첫 백두장사 타이틀을 차지했다.
박영배는 결승전 시작과 동시에 번개 같은 들배지기로 첫 판을 따내 기세를 올렸다. 박영배는 두 번째 판에서도 김영현의 반격을 효과적으로 막아내며 무승부로 마무리, 3전 다승제의 대회 규정에 따라 꽃가마를 타는 기쁨을 누렸다. 박영배는 준결승에서 팀 동료 최병두를 들배지기에 이은 뒤집기로 꺾고 결승에 올랐다.
박영배는 지난 2003년 데뷔한 프로 3년차 신예. 팀 동료 이태현과 신봉민을 이을 차세대 주자로 지목돼 왔다. 대학 때 전국대회 5관왕을 차지할 정도로 강자였고 프로에 진출해서도 주특기인 배지기로 장신 선수들과 대등하게 맞서 왔다. 특히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에게 강한 면모를 보이며 지난해 4승(6패)을 따내기도 했다.
단신의 약점을 커버하기 위해 빠른 중심이동을 통해 상대방의 중심을 흩뜨리는 기술을 연마했고 다리샅바를 잡는 오른손 악력을 강화시켰다. 지난해 김영현과의 7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박영배는 이번 대회에 앞서 철저한 비디오 분석을 통해 김영현 공략법을 준비해 왔다.
지난 2002년 말 입단계약서를 쓰던 날에 아버지를 잃은 박영배는 "매 대회 장사에 오르지 못하고 중간 탈락할 때마다 아버지 산소에 찾아가 '다음 번엔 꼭 천하장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다"면서 "고향에 계시는 어머니와 기쁨을 나누고 싶다"고 말했다.
(김윤환 인턴기자 (블로그)pogara.naver.com)
◇백두장사 순위 ▲장사=박영배(현대삼호중공업) ▲1품=김영현(신창건설) ▲2품=최병두(현대삼호중공업) ▲3품=김대익(구미시청) ▲4품=백승일(전남순천) ▲5품=이헌희(신창건설) ▲6품= 황규연(신창건설) ▲7품=장성복(동작구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