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월 가족과 함께 한국으로 망명한 문기남 (57) 전 북한축구대표팀 감독이 울산대학교 축구부 감독으로 새로운 축구 인생을 열게 됐다. 울산대학교는 11일 문 감독에게 사령장을 주었다. 탈북한 북한 인사가 국내 축구팀 감독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그의 지도력을 인정한 대한축구협회에서도 적극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감독은 “남한에서도 축구 지도자의 길을 걸을 수 있게 돼 기쁘다”며 “평생 경험한 축구 기술을 학생 선수들에게 잘 가르쳐 팀의 명성을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남북 축구는 본질적으로 차이가 많지만 양쪽의 장점을 살려 나간다면 더 좋은 성과가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기남 울산대 축구부 감독

문 감독은 그동안 지인들과 조기축구를 하며 한국생활에 적응했으며 지난해 말에는 현역 시절 다친 코뼈 성형수술을 받기도 했다.

문 감독은 1970년대 초반 북한 대표팀 수비수로 활약했으며 1990년 북한 청소년대표팀을 시작으로 각급 남녀 대표팀 감독을 역임했다. 1991년엔 남북 단일 팀으로 출전한 포르투갈 세계청소년선수권대회에서 코치로 활약했다. 당시 함께 코치로 활약했던 최만희 수원 삼성 2군 감독과 의형제를 맺는 등 한국 축구계 인사들과 교분을 맺어 왔다.

문 감독은 1999년부터 2년간 북한 남자 대표팀을 맡았으나 북한 당국으로부터 개인적인 일에 대해 조사를 받아 탈북을 결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문 감독의 부친은 1950년 월남했으나 아직 생사가 확인되지 않았다. 문 감독은 2003년 8월 부인과 자녀 4명을 데리고 중국으로 탈북해 베이징의 한국대사관을 거쳐 입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