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우리당의 4일 의원 워크숍은 ‘조용히’ 진행됐다. 여당의 의원총회나 연찬회에서 으레 나오던 ‘개혁이냐 실용이냐’는 식의 설전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여당 지도부가 ‘경제·민생 우선의 실용주의’를 내세웠지만, 강경 개혁파 의원들은 별 반대 없이 넘어갔다.
워크숍에선 오히려 지난해 정국운영에 대한 자성의 목소리가 많았다. 정성호 의원은 “여당이 양보하고 야당과 협조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했고, 문병호 의원도 “개혁입법을 강조, 야당의 반발을 초래하는 전략적 문제가 있었다”고 했다. “정치는 않고 집회만 했다” “앞으로 이념논쟁은 지양하자”는 얘기도 나왔다.
분임토의도 정치현안 보다 임시국회에서 처리할 법안에 대한 논의가 주를 이뤘다. 일부 초선 의원들이 “개혁도 중요하다” “쟁점 법안도 다루자”고 했지만 소수에 그쳤다. 쟁점법안 중 과거사 관련법만 2월중 처리키로 했을 뿐 국가보안법은 처리 대상에서도 제외됐다.
지난해 ‘개혁 우선주의’를 내세워 당론을 좌우했던 강경파들이 목소리를 낮춘 이유는 뭘까. 노무현 대통령과 당 지도부가 모두 나서 ‘경제 올인’ 분위기를 잡은 게 컸다. 수도권 출신 한 의원은 “예전엔 개혁에 반대하면 역적이었지만, 요즘은 경제 회생의 발목을 잡으면 역적이 된다”고 했다.
한 386 초선 의원은 “지역에 가보면 경제상황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말했다. 강경파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다는 얘기다. 다른 개혁파 의원은 “반 발짝 앞에서 국민들을 이끌어 나가야 하는데 아예 (국민과의) 끈을 놓아 버렸던 것 같다”고 했다.
또 지난해 말 20%대초까지 추락했던 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이, ‘경제 우선’을 표방한 이후 30%를 넘어선 것도 큰 요인이다. 당 지도부는 튀는 발언이 나오지 않도록 의원들을 개별 접촉했다고 한다. 그러나 4월 2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내 주요 계파들의 노선투쟁이 불가피한 만큼, 지금 분위기는 한시적일 수밖에 없다는 관측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