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서양미술 400년전’에 다녀왔다. 해외에서나 접할 수 있는 귀한 그림들을 국내에서 볼 수 있는 기회라 기대를 많이 하고 갔다. 그러나 큰 실망을 하고 말았다.
이유는 작품들 때문이 아니었다. 작품들은 너무나 훌륭했고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관람객의 태도와 보도진의 행태는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얼마 전 살바도르 달리의 조각상이 파손되어 정말 참담할 정도로 실망했는 데, 그 후 좀 달라져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여전히 어린 아이들의 관람태도는 수준 미달이었다. 아이들은 귀한 작품을 건성건성으로 잘 보지도 않고 소리치며 뛰어다니기 일쑤였고, 그나마 보호자들과 진행요원의 제지에도 큰 효과가 없었다.
미취학 아동들에게는 전시회 입장을 제한한다거나 입장시간을 달리해서 조용한 관람을 원하는 관람객의 편의를 봐주었으면 한다. 또 이렇게 귀한 전시회를 보며 미술에 대한 눈을 높여 주는 것도 좋지만 그와 동시에 관람문화도 잘 가르쳐서 예술에 대한 사랑과 그 예술을 올바로 즐길 수 있는 문화를 함께 높여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회 관람 중 가장 기분이 나빴던 것은 전시회를 취재하러 온 촬영팀들이었다. 교양프로그램을 찍으러 온 리포터와 카메라맨 일행은 열심히 관람을 하고 있던 관객들을 작품 앞에서 내몰고 그림 앞에서 촬영을 해댔고, 동시에 강한 조명을 켜서 그 강한 빛 때문에 광택처리된 작품이 빛이 반사되어 눈부심으로 인해 제대로 감상할 수 없게 만들었다. 이번 전시를 할 때 시간에 따라 조명에 따른 작품이 얼마나 다르게 보여지는가를 알려주겠다며 3단계로 빛을 조절할 정도로 그림을 볼 때 빛이 중요한데 그렇게 몰상식하게 조명을 비춰 관람을 방해하는 것은 정말 기분이 나빴다.
그 촬영시간도 가장 관람객이 많은 1시에서 3시사이의 시간에 이뤄져졌다. 왜 정당한 관람료를 지불한 관람객들이 촬영을 한다는 이유로 방해받고 피해야 하는가? 관람객이 없는 개관 전이나 폐관 후에 와서 찍으면 안되는가?
(서청원·대학생·서울 도봉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