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의 한 중소기업 임원으로 근무하다 작년 9월 퇴직한 박모(60)씨. 박씨는 통장에 매월 꼬박꼬박 들어오는 연금 77만5180원을 볼 때마다 미소를 짓는다. 국민연금에 대한 주변의 불신이 많지만, 박씨는 연금의 위력을 누구보다 실감하고 있다. 1988년 연금에 가입해 첫달 5만4000원의 보험료에서 작년 9월 32만4000원 등 16년간 낸 보험료는 모두 4012만2000원. 월 평균 19만9612원(본인이 실제 낸 돈은 9만9806원, 절반은 사업주 부담)을 내고 현재 월 77만5180원을 받고 있으니 이보다 더 좋은 '곗(契)돈'이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기대 수명인 78세까지 살면 낸 돈의 3.8배인 1억6923만원을 받게 된다.
28일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작년 연금 수령자는 모두 153만3059명. 2003년 117만명에 비해 31.1% 늘어났다. 전체 60세 인구(630만명) 4명 중 1명꼴로 연금을 받고 있는 셈이다.
◆어떤 연금이 있나=연금은 60세가 넘어 타는 '노령연금'과 조기 퇴직으로 55세부터 받는 연금, 60세가 넘어 소득이 있기 때문에 연금을 일부 덜 받는 '재직자연금'이 있다. 또 연금 가입 당시 55세가 넘어 연금 최소 가입기간(10년)을 채울 수 없는 이들을 위해 만든 '특례연금'이 있다. 특례연금은 가입기간이 짧은 만큼 금액도 적다. 1993년부터 직장에서 휴직기간을 제외해 5년간 보험료를 내고 2000년 2월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한 김모(65)씨. 월 21만원을 받고 있는 김씨는 이미 5년간 1246만원을 받아 낸 돈(787만원)을 넘어섰다.
10년 이상 가입해 그나마 제대로 된 연금을 받는 이들은 1988년부터 연금에 가입했던 직장 가입자들로 이들이 받는 월 평균 연금액은 35만7822원이다. 특히 조기 퇴직자들이 늘면서 55세 때부터 연금을 받기 시작한 이들도 매년 1만여명씩 늘어 현재 7만9000명이나 된다. 이들은 일찍 연금을 받을 수 있다는 장점은 있지만 60세 때 받을 액수보다 25% 가량 적게 받는 데다 중간에 소득(월 42만원 이상)이 있게 되면 연금 지급이 정지되는 단점이 있다.
◆얼마나 받고 있나=작년에 연금 수령자들에게 지급된 돈은 2조9140억원. 1인당 월 평균 15만8400원이다. 수령 액수별로 보면 최고 등급의 보험료를 내 월 70만원 이상을 받고 있는 이들은 79명. 월 50만~69만원은 1만6281명, 20만~49만원은 28만6256명, 20만원 미만은 105만3598명이다. 20만원 미만인 경우는 가입한 지 5~10년 만에 연금을 탄 이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