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인중개사 시험 불합격자들이 과천 정부청사 안까지 진입해 시위를 벌이는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 이해가 안 되는 것은 경찰이 뻔히 보고 있었는데도 어떻게 시위대가 청사 안으로 들어갈 수 있었느냐는 것이다. 그 사람들은 전문 시위꾼들도 아니다. 처음에 200명 정도가 경비대를 밀치고 들어간 후 그 숫자가 1500명까지 불어났다고 한다. 경찰은 구경만 하고 있었다는 얘기나 다름없다. 나사가 빠져도 단단히 빠졌다.

시위대는 건교부 차관보에게서 "불합격자 구제 방안에 대해 나중에 협의하겠다"는 각서를 받고서 7시간 만에 해산했다고 한다. 그 각서를 빌미로 다시 시위를 벌일 때는 뭐라고 할 것인지도 문제지만, 한 나라의 핵심 중추가 이렇게 허술해서야 어떻게 이걸 나라라고 할 수 있을런지 답답하기만 하다.

억울하다는 시위대 생각을 이해 못할 것만은 아니다. 작년 11월 공인중개사 시험의 합격률은 0.7%였다. 예년(10~20%)에 비해 너무 낮아 주무부서인 건교부도 난이도 조정 실패를 자인했다.

그렇기 때문에 정부는 오는 5월에 재시험을 보겠다는 대책을 내놨다. 그런데도 불합격자들은 지난번 시험의 합격선을 낮춰서 불합격자들을 추가로 구제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국가시험의 규정을 바꿔 소급적용하자는 것인데 이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힘으로 밀어붙여서 뜻을 성취하겠다는 행동이 이렇게 되풀이되는 것은 이 정부 들어 그런 방식으로 뜻을 이룬 모습을 자주 봐 왔기 때문이다. 이제는 민생(民生)형 시위대까지 경찰에 몽둥이를 휘두르고 경찰버스를 흔들어대는 것을 예삿일처럼 생각하게 됐다. 공권력의 권위도 스스로 지키려고 해야 존중받을 수 있다. 청사난입 시위를 주도한 사람들은 엄정하게 처벌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