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6개월은 복사만 할 수도 있는데 대학원 출신이 그래도 괜찮으냐.”(면접관) “복사라도 열심히 하겠다.”(응시생)
“9급은 무조건 지방에서 근무해야 한다.”(면접관) “우리나라가 좁은데 어딜 가든 문제가 안 된다. 열심히 하겠다.”(응시생)
지난 주에 있었던 환경부 9급 공무원 공채 3차 면접시험에서 있었던 한 장면이다. 25명을 뽑는데, 총 1476명이 지원해 59대1이라는 최대 지원율을 보였다. 35명을 뽑은 2002년 경쟁률은 40대1이었다.
환경부 관계자들이 깜짝 놀란 것은 고학력자들의 지원이 쇄도했기 때문이다. 우선 합격자 전원이 ‘환경 자격증’을 가진 대졸 이상자였다. 대학원 재학 이상도 196명이 지원해, 6명이 합격했다. 2002년엔 32명이 지원해 1명이 합격했다.
환경부 9급 공무원은 연봉이1800만원 안팎으로 박봉은 아니지만 무조건 지방에서 근무해야 한다. 환경부 산하 지방환경청에서 인·허가, 4대강 유역 환경관리, 환경평가 등을 맡으며 7급으로 승진하기 전까지는 본부인 서울에서 근무할 기회가 없다. 그러나 2002년에 뽑은 35명 중 이직자는 한 명도 없다고 한다.
해마다 대학에서 1만명 이상 배출되는 환경 관련학과 졸업생들이 경쟁하기 때문에, 환경부로선 9급 공채시험이 우수한 인력을 뽑을 좋은 기회다. 곽결호(郭決鎬) 장관은 “석사급 응시생이 그렇게 많을 줄 몰랐다”고 놀라워 했다.
시험도 까다롭다. 환경 관련 3개 과목(환경공학, 환경보건, 화학)으로 1차 관문을 통과하면, 2차시험에서 논술과 영어를 쳐야 한다. 올해 논술의 경우 시사성이 강한 주제로 수험생들을 당황케 했다고 한다. ‘국가정책의 중점을 경제성장과 환경보전 중 어디에 둬야 하느냐’, ‘지방화시대 맞아 환경 업무도 지방자치단체에 넘기는 데 대한 찬반 의견을 밝혀라’ 등 환경부의 위상과 관련된 것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