낳은 지 두달 남짓 된 애를 안고 동네 골목길을 가던 스물두살의 엄마가 아기와 함께 납치됐다. 훤한 대낮에 일어난 일이다. 범인들은 젊은 남자와 동거하면서 임신을 이유로 결혼을 요구하려고 아기를 구하던 탈선 주부에게 아기를 넘긴 후 아기 엄마는 목졸라 죽였다. 듣기만 해도 소름이 끼치는 이야기다. 납치 살인을 저지른 3명은 모두 가정이 있고 자식들을 가진 사람들이다. 아기를 구해달라고 부탁한 사람도 두 아이를 낳아 기른 적이 있는 주부다.
인천에서는 불륜의 동거생활을 하던 20대 남녀가 여자의 11개월 된 아기는 포대기에 싸 골목길에 버리고 남자의 7개월 된 아기는 시끄럽다고 때리다가 죽게 만들었다. 하늘을 이고 사는 인간으로서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어 금수(禽獸)만도 못한 악귀(惡鬼)가 돼버린 인간들의 모습이다.
납치 살인을 저지른 3명은 모두 신용불량자였다. 자기 아이들을 버리고 숨지게 한 철없는 20대 동거남녀도 아이들을 굶기기 일쑤였다고 한다. 심부름센터에 아기를 구해달라고 부탁한 유부녀와 철부지 20대 남녀는 모두 가정이 깨져 남편 또는 아내와 헤어진 상태였다.
불황 속의 생활고가 사람의 심성을 무너뜨리고 자기 사는 데 힘들다고 자식까지 죽일 수 있는 동물의 마음을 갖게 하는 것 아닌가 하는 걱정을 떨칠 수 없다. 돈만 얻을 수 있다면 무슨 짓이라도 할 수 있다는 사람들이 늘어만 가는 인간 지옥 속에서 어느 누군들 안심하고 하루를 보낼 수 있겠는가.
범인들은 일벌백계로 처벌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사회에 퍼져가고 있는 물질만능주의와 인과응보(因果應報)의 도덕적 기초마저 허물어져 버린 정신적 공황 상태가 과연 그렇게 해서 다스려질 수 있는 것인가 하는 절망이 우리를 내리누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