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 피아니스트 한인하씨의 30대 시절 모습. 지금도 얼굴에 주름이 별로 없을 정도로 젊지만 사진 촬영을 사양했다.

원로 피아니스트 한인하(韓仁河·88)씨가 평생 아껴온 고미술품과 고가구 등 25점을 최근 숙명여대 박물관에 기증했다. 또 박물관 운영기금으로 1억원을 전달했다. 한씨의 기증품은 고려시대 청자탁잔·조선시대 청화백자 접시를 비롯해 20세기 초 홍색나전삼층장·나전문갑·소전 손재형의 글씨가 들어간 두폭 가리개·민화병풍 등이다. 숙명여대 박물관은 최근 한씨의 기증품들을 선보이는 '한인하 전시실'도 마련했다.

한씨는 '화신백화점'(화신그룹) 고 박흥식 회장의 부인이다. 지금은 헐려버린 가회동 한옥에서 품고 살면서 아끼고 좋아했던 미술품·골동품을 내놓은 이유에 대해서는 "내 방(전시실)을 해준다니까…"라고만 밝혔다. 평양에서 태어난 한씨는 명문 서문고녀를 나와 17세 나이에 도쿄예대로 유학해 대학원까지 나왔다. 1956년 한국 여성 최초로 베토벤 '피아노협주곡 5번(황제)'을 서울시교향악단과 협연했고 서울대·경희대 교수를 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