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이 쓴 '광화문' 현판이 광복 60주년인 올 8·15 광복절을 맞아 조선 정조대왕의 글씨로 바뀔 것으로 보인다.
유홍준(兪弘濬) 문화재청장은 23일 "박 전 대통령이 친필로 쓴 광화문 한글 현판은 조선의 정궁인 경복궁의 성격에도 맞지 않고, 국무위원이나 일부 문화재위원들도 교체를 주장하고 있다"며 "문화재위원회에 안건으로 올린 뒤 오는 8·15 행사 이전에 정조 등 역대 제왕이나 현대 서예가의 글씨로 교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유 청장은 "역대 제왕의 글씨가 많이 남아 있지 않은 가운데 정조대왕이 함경남도 안변 석왕사에 내린 비문 탁본에서 광(光)자와 화(化)자, 문(門)자를 최근 수집(집자)했다"며 "현대 서예가 중에는 김응현 선생이 우선 떠오르지만 건강이 좋지 않기 때문에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광화문에 걸린 현판은 1968년 광화문 문루를 철근콘크리트 구조물로 다시 세우면서 박 전 대통령이 한글로 쓴 것이다.
그전 광화문 현판은 1865년 대원군의 경복궁 중건 때 정학교가 썼으나 6·25 때 광화문 목조 건물(문루)과 함께 불타 없어진 것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경복궁 복원공사가 진행 중인 마당에 콘크리트 구조물인 광화문 자체에 대한 복원 없이 현판만 우선 바꿔 거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예상된다.
익명을 요구한 한 문화재 관계자는 "광화문을 전통 양식에 맞게 목조 건물로 복원하면서 현판도 함께 바꾸는 것을 예전부터 문화재청이 추진했고 많은 이들이 공감했다"며 "현재 광화문은 원 자리에서 상당히 북쪽으로 들어가 있는 것으로 위치와 문루를 제대로 복원하지 않은 상태에서 굳이 박 전 대통령의 현판만 먼저 바꾸는 것은 정치적으로 오해를 살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