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아침에 신데렐라가 되어 10년을 내달렸어요. 여성MC로는 정상의 자리에 까지 올랐다고 자부하던 그 순간 ‘이젠 되돌아보고 살 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SBS의 ‘생방송 출발! 모닝 와이드’, MBC ‘아주 특별한 아침’ 등을 통해 MC로서 절정의 인기를 누리다 작년 9월 갑자기 미국유학을 떠났던 방송인 박정숙 (朴正淑·36)씨. 콜롬비아대 초빙연구원 자격으로 국제커뮤니케이션을 공부하고 있는 그녀가 잠시 고국에 돌아왔다. 27일 서울에서 열릴 ‘한일 우정의 해’ 선포식 진행을 위해서다.
그녀가 ‘잘나가는’ MC자리를 내놓고 돌연 미국으로 갔을 때 사람들은 고개를 갸우뚱했다.그런 궁금증에 대해 박씨는 “제 정체성에 대한 고민” 때문이었다고 털어놓았다.
“MC를 하며, 드라마 ‘대장금’에서 중전 역을 맡아 연기도 해 봤어요. 하지만 마음엔 ‘나는 누구인가’하는 고민이 남았어요. 결국 지금은 제 안을 비우고 새로운 것을 채워야 할 때라고 생각했죠.”
다양한 프로그램에서 활동했지만 어느 한 분야의 전문가라는 소리를 듣지 못하는 것에 대한 안타까움 역시 미국행을 재촉하게 했다.
새 학기 수업이 있는데도 이번 ‘한일 우정의 해’ 사회 요청을 거절하지 못한 것은 박씨와 일본과의 오랜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대학 졸업반이던 1992년, 그녀는 대전엑스포 홍보를 위한 미국과 일본 홍보사절로 뽑혀 활동했었다. 이 활동이 눈에 띄어 1994년 KBS ‘엑스포 특별 생방송’ MC를 맡는 것으로 방송인 생활을 시작했으며, 지난 2003년엔 주한일본대사관이 위촉한 ‘JAPAN WEEK’ 공보 특사를 맡는 등 일본과의 인연을 이어왔다.
그녀는 행사를 마치고 곧 미국으로 돌아간다. 그녀는 “‘사람을 진실하게 보는 눈’을 배운 게 미국 공부에서 얻은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미국에선 어느 프로의 MC이든 사건보다 그 사건에 얽힌 사람들의 내면을 보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이더군요. 사건에만 얽매여 사람의 실체를 못 보는 우리와 다르다고 느꼈습니다.”
그녀는 한국에 돌아오면 “새로 시작하는 마음으로 마이크 앞에 서서 거듭나고 싶다”며 “국제관계 전문MC가 되고 싶은 소망을 마음 한편에 쌓아두고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