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웅군

“아버지! 저 기웅이에요. 저 살았어요.”

인천 송현동에 사는 박영환(53)씨는 20일 오후 7시30분쯤 전화 1통을 받고 꿈인지 생시인지 깜짝 놀랐다. 아들 기웅(19)씨가 탄 화물선 파이오니아나야호가 이날 오전 북한 해역에서 침몰됐다는 소식 을 접한 뒤 부산의 선박회사에 마련된 사고대책본부로 가기 위해 집을 막 나서던 참이었다.

“자다 일어나 보니 배가 갑자기 기울길래 옆에 있는 물건을 꼭 잡고 버티다 구조됐어요.” 박씨는 전화기를 붙잡고 “괜찮냐! 기~웅~아!”를 연발했다. 어머니 이순임(53)씨도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이날 오후까지도 실종자 명단에는 기웅씨의 이름이 있었다. 그러나 이는 해경에 생존자 명단을 통보한 러시아측의 착오 때문인 것으로 드러났다. 기웅씨는 이제 매일 1번씩 집에 전화를 걸어 안부를 전해오고 있다.

기웅씨는 함께 구조된 선원 3명과 함께 21일 오후 러시아 나홋카항에 도착해 현재 블라디보스토크의 한 호텔에 머물고 있다. 근처 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뒤 이번주 중에 귀국할 예정이다. 어머니 이씨는 “아직 생사를 알 수 없는 선원의 가족은 얼마나 가슴을 졸이고 있겠느냐”며 “실종자들이 모두 살아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한편 23일 나흘째 계속된 실종선원 수색작전에서 베트남인 선원 팜반보(PHAM BAN BO·39)씨의 시신과 18인승 구명보트 1척이 인양됐다. 이로써 실종자 수는 13명(구조 4명, 사망 1명)이 됐다.

해경은 이날 사고해역에 경비함 2척, 헬기와 초계기 각 1대씩을 동원해 수색작전을 계속하는 한편, 실종자들이 남쪽으로 떠내려왔을 가능성에 대비해 북방한계선 이남에도 경비함 3척을 추가로 투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