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동대문 지하철역에서 북쪽 창신동 방향으로 걸어서 5분. 높다란 주상복합건물과 빽빽이 들어찬 연립주택가 사이의 골목을 걷다 보면 작은 암자가 나타난다.
서울 도심에 이런 곳이 있나 싶을 만큼 큼직한 바위 곁에 대웅전과 관음전, 명부전 등 7개의 전각이 들어서 있다. 도심 속의 섬처럼 느껴지는 '안양암(安養庵)'은 1889년 세워진 건물로는 드물게 6·25 와중에도 거의 손상을 입지 않고 옛 모습을 간직한 곳이다. 이곳이 한국불교미술박물관 별관으로 다시 태어났다.
한국불교미술박물관(관장 권대성)은 지난 2000년 안양암을 매입, 지난해 박물관 별관으로 서울시에 등록한 데 이어 19일부터 일반에 개방했다. 입구 왼편의 큼직한 바위에 새겨진 '석감마애관음보살상'(서울시 유형문화재 122호)이 제일 먼저 눈에 띄고, 관음전 문을 열면1909년 바위를 쪼아 만든 3m53짜리 거대한 관음상이 관람객을 맞는다. 대웅전에서는 '아미타후불도' '감로도' '팔상도' 등의 근대불교미술 작품도 만날 수 있다. 건물부터 마애불상까지, 이 절의 모든 것이 19세기 말~20세기 초 불교 문화를 보여주는 유물로, 서울시 유형문화재가 6건, 서울시 문화재자료가 12건이다.
불교미술박물관은 안양암 개방과 함께 서울 종로구 원서동 미술관에서 안양암 유물 700여점을 선보이는 '안양암에 담긴 중생의 염원과 꿈'전을 시작했다. 안양암에서 나온 괘불(괘도처럼 걸어 놓는 부처님 그림), 목어(木魚)와 징, 종 그리고 각종 행사에 쓰였던 장식과 경전 목판, 서적 등을 보여준다. 매주 월요일 휴관하며 관람료(기획전·상설전 포함)는 성인 5000원, 초·중고생 3000원, 안양암은 무료. (02)766-6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