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전통적인 이사철인 '신구간(新舊間)'을 맞아 섬 전체가 부산해지고 있다.
제주 고유의 이사 풍습인 신구간은 대한(大寒) 뒤 5일째부터 입춘(立春) 앞 3일까지 8일간으로 올해는 이달 25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제주에는 인간세상의 길흉화복을 맡은 신들이 한 해의 임무를 마치고 옥황상제에게 새 임무를 받기 위해 하늘에 올라가 머무는 신구간에 이사하면 탈이 없다는 속설이 있다.
신구간 중 예상 이사 가구수는 1만여가구. 전체 가구의 5% 안팎으로, 4인가족으로 평균 잡아도 약 4만명이 8일간 거처를 옮기는 셈이다.
우선 이삿짐업체와 화물차 업체, 가전·가구업체들은 신구간 특수를 겨냥해 판촉전이 치열하다. 이사가 짧은 기간에 집중되면서 가격도 오르고 있다. 신구간에 이사할 예정인 허모(42)씨는 "평소보다 포장이사 비용이 20~30만원 비싸지만 감수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가장 큰 문제가 쓰레기 처리. 제주도는 신구간 중에 하루 생활쓰레기가 평소보다 100t 이상 많은 780여t이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쓰레기 처리 상황실을 운영하기로 했다. 또 폐가구 등 대형쓰레기와 이사 민원 등을 처리하기 위해 읍면동에 특별기동반을 운영할 계획이다. KT제주본부도 이번 신구간에 9700여건의 전화와 인터넷 이설 신청을 처리하기 위해 종합상황실을 설치했다.
신구간에 이사가 집중되는 현상을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은 있지만 굳어진 풍습을 바꿀 묘안은 없다. 이 기간을 피해 이사를 하고 싶어도 매매나 전세 등 물량이 별로 나오지 않기 때문. 지난해 여름 제주로 이사한 ㈜다음의 한 직원은 "전통 풍습은 존중돼야 하겠지만, 특정 기간에만 이사하는 문화는 국제자유도시 제주와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