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좋은TV만들기 운동’을 포기했다. 이제부터는 TV를 끄기로 했다.”

지난 1995년 4월 미국의 ‘TV끄기 네트워크’(www.tvturnoff.org)가 가정의 달을 앞두고 ‘TV끄기 주간’(TV-turn off week)을 선포했다. 그 후 이 단체는 지금까지 10년째 ‘1년에 1주일 TV끄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지난해 4월의 ‘TV끄기 주간’에는 미국 전역에서 약 760만명이 동참할 정도의 큰 운동으로 성장했다. 이 운동의 캐치프레이즈는 다름 아닌 ‘TV를 꺼야 삶이 살아난다!’(Turn off TV-Turn on Life!).

18일 오후 숙명여대에서 열린 TV안보기 시민모임 창립총회에서 참가자들이 'TV를 보지맙시다'를 외치며 박수치고 있다.

이들은 “세상의 모든 가치 있는 행동은 하기 힘들고 의식적인 노력을 요구하지만, TV는 아무 것도 요구하지 않는다. 이 때문에 많은 사람들에게 자연스런 습관이 돼 버렸다”고 말한다. TV는 중독이요, 습관이라는 것. 우리의 일상에서 TV를 몰아내기가 그만큼 힘들다는 것을 보여주는 말이다.

18일 국내에서도 마침내 이 같은 ‘TV끄기 시민운동’이 출범했다. 모임의 대표를 맡은 서영숙 숙명여대 가정아동복지학부 교수는 숙명유아원 원장 시절이던 지난 1994년부터 ‘TV 안 보기 운동’을 벌여오고 있다. 지난 92년 ‘TV를 끄라’는 미국 서적을 번역한 것이 계기가 돼 미국 상황을 계속 추적해 왔다. 그 사이 일본에서도 미국의 운동을 본뜬 ‘TV끄기’가 시작되기도 했다. 그는 “TV끄기 운동은 프로그램의 개선을 촉구하기보다 시청자의 시청시간을 조절하려 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시청자 운동과 차이가 있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실천 지침으로 각 가정마다 우선 부모부터 먼저 TV시청 시간을 줄일 것을 권유했다. 그는 “가정에서 부모의 무절제한 TV시청이 아이들에게 얼마나 나쁜 영향을 주는지부터 반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유치원이나 초등학교 저학년 자녀를 둔 가정에서 따를 수 있는 손쉬운 실천지침을 소개하기도 했다.

첫째, 왜 TV를 골라서 봐야 하는지 설득하고, 덜 보거나 안 보도록 자녀의 동의를 구한다.

둘째, 부모는 TV보다 더 재미있게 자녀와 놀 각오와 준비를 한다.

셋째, 부모는 반드시 약속대로 자녀들과 놀아주고 함께 시간을 보낸다.

일단 이 세 가지를 일주일만 지킨다면 TV끄기의 성공은 눈앞에 있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