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국무장관으로 지명된 콘돌리자 라이스(Rice) 박사가 18일부터 이틀간 상원 외교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한다. 의원들의 질문은 다양하겠지만 주로 이라크 정책과 북한 핵문제, 지지부진한 6자회담에 대한 미국의 전략 등에 무게를 둘 것이다.
하지만 라이스는 신중히 대답할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가 청문회에서 어떤 말을 하느냐가 아니라, 그의 새 국무부 팀이 2기 부시 행정부에서 어떤 정책을 추구할 것이냐가 될 것이다.
라이스 국무부 팀의 정책은 '지속성'과 '변화'의 섬세한 혼합이 될 것이다.
왜 지속성인가. 부시 대통령은 과거 자신이 결정한 정책에 회의(懷疑)를 갖는 경우가 거의 없다. 핵심적인 국가안보 담당자들을 봐도, 자리 변동은 있었지만 장관·부(副)장관 급에서 새 인물은 전혀 없다.
하지만 몇몇 변화를 기대할 이유도 있다. 미국 정부의 영향력을 벗어나 전개되는 상황과, 2기 부시 행정부 참모들의 역할 변동 때문이다. 우선 이라크 전쟁은 미국 군사력의 가장 핵심 부분을 구속하고, 비정상적인 규모로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
또 국무부에 새 배역을 맡은 인물들이 등장했다. 특히 동아시아 국가들은 부시 1기 행정부 때 있었던 콜린 파월 국무장관이나 리처드 아미티지 부장관같이, 행정부 내 강경 노선을 완화시키는 역할이 기대됐던 "친구들"이 떠났다는 점을 우려한다.
라이스 국무부 팀의 최상층부에서 강력한 '아시아통(通)'이 사라졌다. 국가안보위원회(NSC)에서 러시아 전문가로 활동한 라이스 내정자의 아시아 경험은 제한적이다. 로버트 졸릭 부장관 역시 아시아의 통상 문제에 깊이 관여했지만, 과거 독일 통일 협상에서 보인 역할이 더 잘 알려져 있다. 동아시아 차관보로 내정된 크리스토퍼 힐(Hill) 주한(駐韓)대사 역시, 주요 경력은 유럽에 맞춰져 있다.
이 팀들이 미국의 외교정책, 특히 동아시아 정책에 어떤 변화를 가져 올까.
첫째, 미국의 해외 이미지를 개선하기 위한 '대중 외교(public diplomacy)'가 보다 강조될 것이다. 라이스는 전임 장관과는 대조적으로, 빈번히 해외를 방문할 의사가 있다고 이미 밝혔다.
둘째, 새 국무부는 다른 나라들과의 경제 관계를 훨씬 더 강조할 것이다. 통상 전문가로서 졸릭은 안보 전문가였던 파월이나 아미티지와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이것이 반드시 새 통상마찰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졸릭은 유럽연합(EU)과 해묵은 통상 사안들을 해결하면서 건설적인 파트너십을 구축한 것으로 유럽 각국에서 평가받는다. 1기 부시행정부와는 달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를 통한 협력도 강화될 것이다.
셋째, 부처 간 논쟁에서 국무부의 발언권은 더욱 강해질 전망이다. 힐 역시 효율적인 관료적 인물로 명성을 쌓아왔고, 어려운 협상을 이끌어갈 능력을 갖추고 있다. 과거에 그가 유고의 밀로셰비치를 상대했던 경험이 북한과의 협상 전략을 만들어 나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미국 정책의 구체적 부분에 대한 예측은 아직 너무 이르다. 미국의 대북(對北) 협상에 변화가 있을 것인가? 새 인물이 새 아이디어를 갖고 오겠지만, 기존의 강경접근론자들도 대부분 남아 있다. 중국 위안화(貨)에 대한 미국 입장도 졸릭의 존재로 더 강해질 수 있지만, 반드시 더 대결적인 접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이 모든 사안들에 대해, 라이스 국무부팀에서 새 시각과 모색은 기대되지만, 극적인 변화는 예상되지 않는다.
(제임스 스타인버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