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까지 중국과 인도는, 19세기 통일독일과 20세기 미국의 출현처럼 세계의 지정학적 풍경을 바꾸어놓는 주요 역할자로 등장할 것이다. 1900년대가 미국의 세기였다면 21세기는 중국과 인도가 앞장서는 아시아의 세기가 될지 모른다."
미국 국가정보위원회(NIC)가 최근 발간한 '2020 프로젝트' 보고서의 15년 후 세계에 대한 전망이다. 미 연방정부 소속이자 미 정보기관들의 싱크탱크인 이 위원회는 지난 1년 동안 1000여명의 국내외 전문가들에게 자문하고 수십차례의 회의를 통해 얻은 결론을 이 보고서에 담았다. 대통령에게까지 보고되는 110여쪽의 이 보고서는 '지구의 미래지도'를 그리면서 시종 중국과 인도의 부상을 주요 변수로 꼽고 이 국가의 영향력에 주목했다.
위원회는 "2020년에는 중국의 국민총생산(GNP)이 미국을 제외한 서구 강국들을 추월할 것"이라고 예상했고, 인도는 유럽국가들을 따라잡거나 대등한 수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문제도 빠뜨리지 않았다. 보고서는 "북한의 위기는 향후 15년간 어떤 시점에 극도로 악화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한반도 통일과 중국·대만 간 긴장을 둘러싼 아시아인들의 적의와 우려는 이 지역에서 균형을 이루는 과정의 복잡성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향후 15년간의 가장 큰 흐름으로 세계화의 가속화를 꼽으면서 2020년 세계를 전망할 4가지 시각을 제시했다. '다보스 세계'는 인도와 중국을 선두로 세계경제가 성장해 세계가 서구 일변도에서 벗어나는 것이고, '팍스아메리카나'는 미국이 어떻게 패권을 유지할 것인지의 문제이다. 또한 '새로운 칼리프'는 국제적 이념운동이 세계화에 도전하는 상황을, 마지막으로 '공포의 사이클'은 대량살상무기 확산의 위협을 상정하고 있다.
(워싱턴=허용범특파원 heo@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