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촌 곳곳에서 설화는 탄생, 성장, 진화한다. 뉴질랜드 마오리족도 마찬가지. 언젠가 고래 등을 타고 온 예언자가 부족을 빛으로 인도하리라는 설화. 니키 카로 감독은 해맑은 눈동자를 가진 뉴질랜드 소녀 케이샤 캐슬 휴즈에게 예언자의 영혼을 불어넣었고, 그 설화를 현재의 실화로 찍어냈다.

경상도보다 훨씬 강력한 스트레이트 마초들이 지배하는 뉴질랜드 마오리족의 열두 살 소녀 파이키아. 무력한 사내아이들 사이에서 후계자를 못 뽑아 전전긍긍하는 어른들을 보며 파이키아는 스스로 지도자가 되겠다고 마음먹는다. 부족장인 할아버지의 뜻까지 거스르면서 소녀는 창술을 배우고, 고래를 되살리며, 종국에는 부족을 화해시킨다. 뉴질랜드의 아름다운 풍광 사이로 소녀의 건강함이 스크린 밖으로까지 배어나온다. 케이샤 캐슬 휴즈는 이 작품으로 2004년 아카데미 최연소 여우주연상 후보가 됐다. 할리우드식 매끈함은 없지만, 지구촌 다른 나라, 부족의 설화를 생명력 넘치는 영상으로 볼 수 있는 기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