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 아시아에서 발생한 쓰나미로 인도네시아·태국·스리랑카 등이 입은 피해는 어느 정도일까. 우리는 이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까. 조선일보는 자콥 토빙(Jakob Tobing)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 비제이아시리(Gunayavedalage. Wijayasiri) 주한 스리랑카 대사, 바신 띠라베챤(Vasin Teeravechyan) 주한 태국 대사를 8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동 서울클럽으로 초청해 좌담회를 가졌다. 사회는 지난달 28일 관광스포츠 대사로 임명된 한국문화관광정책연구원 도영심(都英心) 이사장이 맡았다.

왼쪽 두번째부터 비제이아시리 주한 스리랑카대사, 자콥 토빙 주한 인도네시아대사, 바신 띠라베챤 주한 태국대사.

도영심 이사장 : 자리를 함께해서 기쁘지만 대재앙 때문에 기뻐할 수 없는 것이 매우 안타깝습니다. 한국 국민들이 여러분으로부터 직접 어떤 일이 일어났는지 들어보고 무엇을 어떻게 도와야 할 것인지를 들어보는 자리를 조선일보가 마련했습니다.

스리랑카 대사 : 이런 대재앙 가운데 이재민을 도와주는 많은 한국 사람들과 한국 정부에게 스리랑카 정부를 대신해 감사를 표합니다. 스리랑카의 경우 8일 오전 현재 약 3만500여명이 사망했으며, 5000여명이 실종상태입니다. 우리는 실종자들 대부분이 죽었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3만5000여명이 사망하고, 83만5000여명이 빈민캠프에 머물러 있습니다. 거의 100만명이 집을 잃고 밖에 나앉았다는 이야기이지요. 정말 전례가 없었던 재앙입니다. 스리랑카 경제에서 관광산업은 국내총생산(GDP)의 5%를 담당해 왔습니다. 그런데 섬 전체의 모든 연안부분이 쓰나미로 인해 폐허가 됐습니다. 호텔, 상점, 병원 등 모든 것들을 쓸어가 버렸습니다. 복구에 석달이 걸릴지 1년이 걸릴지 얼마가 필요한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우리가 현재 필요한 부분은 지금 당장 필요한 도움들과 장기적으로 필요한 도움입니다. 가장 먼저 필요한 것은 지금 현재 빈민캠프에서 지내고 있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것입니다. 그들은 약품과 정수기(淨水器)가 필요합니다. 통조림과 생수, 텐트, 주방용품 등 음식과 주거, 위생설비가 크게 부족합니다. 장기적으로는 성금(cash donation)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하나 있다면 생필수품 등을 이재민들에게 보내고 싶어도 보낼 방법이 없다는 것입니다. 현재 거의 모든 연안이 망가진 상황이어서 비행기나 배가 운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도네시아 대사 : 이번 쓰나미로 인도네시아는 5만㎢ 이상의 지역, 대만의 절반 정도가 피해를 입었습니다. 이번에 인도네시아는 두 번의 타격을 입었습니다. 첫번째는 지진에 의한 것이었고, 10~20분 후에는 해일에 의한 것이었습니다. 오늘 아침까지의 집계결과 약 11만3000여명이 사망했고, 지금도 이 수치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피해지역이 너무 넓고 손이 닿지 않는 곳이 많아 솔직히 우리는 얼마나 많은 피해를 입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스리랑카 대사가 말씀하신 대로 정말 역사상 매우 큰 재앙입니다. 예전에 자바섬과 수마트라섬에서 쓰나미로 3만6000여명의 목숨을 잃은 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재앙은 16만명 이상의 사망자를 냈으며, 수백만명을 집 없는 사람으로 만들어 버렸습니다. 특히 서부쪽은 전기나 생필품, 약품 등이 모자라서 다른 문제들도 뒤따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지금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있으며, 쉴 곳과 입을 옷들이 모자랍니다. 그들은 또한 말라리아와 콜레라 등의 전염병에 노출돼 있습니다. 더욱 문제가 되는 것은 구호물자들을 어떻게 전달하느냐는 것입니다. 이번 쓰나미로 한 공항은 완전히 무너져버렸습니다. 우리는 아직 더 많은 약품, 음식, 중장비 등을 필요로 합니다. 또 실종자들을 찾는 일을 도와줄 수 있는 자원봉사자도 필요합니다. 재난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서는 전체적으로 약 300억~400억달러가 더 필요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태국 대사 : 잘 아시는 것처럼 태국은 관광이 산업에서 매우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8일 현재 태국에서는 5291명이 사망했고 8374명이 부상했습니다. 한국인도 10명이 사망한 것으로 밝혀졌고 108명이 부상, 8명이 실종상태에 있습니다. 안타까운 소식에 조의를 표하는 동시에 빠른 시일 내에 부상이 치유되고, 실종된 사람들은 찾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현재 푸껫에는 어떤 전염병도 없습니다만 태국 정부는 현재 의료팀을 구성하여 설사와 말라리아 같은 전염병을 막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도 이사장 : 세계관광기구(WTO)가 이달 31일부터 2월 1일까지 긴급회의를 푸껫에서 개최합니다. 이번 재앙이 많은 피해를 만들어 냈지만 앞으로 더 조심해야 할 것은 '사람이 만드는 두번째 재앙'일 것입니다. 이번 재앙으로 인해 특정 국가에 대한 오해가 생기거나 고정관념이 생겨 관광을 가지 않는다면 그것은 더 큰 재앙이 될 것입니다.

스리랑카 : 우리 스리랑카도 관광산업이 주요 산업 중 하나입니다. 이번에 연안에서 1~2km까지만 피해를 입었는데 내륙 쪽에는 아직도 관광할 수 있는 곳이 많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앞으로도 많은 분들이 관광하러 왔으면 좋겠습니다.

인도네시아 : 인도네시아 경우 스리랑카·태국과 우선적으로 필요한 것은 같지만 약간 다른 각도에서 봐주셔야 할 것도 있습니다. 폐허가 되어 버린 집들을 다시 짓는 것이 더욱 중요한 부분이라는 점입니다. 또한 우리는 이 같은 재해가 다가올 때 미리 경고해 줄 수 있는 시스템이 매우 필요하게 됐습니다. 이번 쓰나미를 교훈 삼아 인도양에 위치한 6개 국가 간의 모임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이 같은 재앙은 100년 만에 일어난 것이지만 그 다음은 언제가 될지, 100년 뒤일지, 1년 뒤일지 아무도 알 수 없습니다. 일본에는 그런 시스템이 있다고 하던데….

태국 : 하와이도 해일들을 많이 겪어서 그런 시스템과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우리뿐만 아니라 어느 곳이라고 안심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언제 다가올지 모르는 재앙을 막기 위해 새로운 시스템이 필요하게 됐습니다.

스리랑카 : 다시 한번 한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 35년 외교관 생활에 한국 사람들이 이렇게 같이 슬퍼해주고 걱정해주는 모습을 보니 가슴이 벅차 오름을 느낍니다.

인도네시아 대사 : 저 또한 이번을 계기로 한국의 또 다른 얼굴을 보는 것 같습니다.

태국대사 : 다시 한번 한국민들에게 감사를 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