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을 곳이 없다."
우리 사회 각 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바닥이다. 정부, 사법부, 국회(정당), 언론, 대학, 시민단체, 종교단체, 대기업 등 8개 기관 중 '신뢰한다'가 '신뢰하지 않는다'를 넘는 경우는 시민단체 대학 등 2곳뿐이었다. 보다 심각한 문제는 대기업 사법부 행정부 등 세 곳을 뺀 나머지는 모두 10년 전에 비해 신뢰도가 떨어지는 추세라는 점이다.
신뢰도가 가장 높은 기관은 시민단체로 '신뢰한다' 38.5%(매우 2.3%, 신뢰하는 편 36.2%), '신뢰하지 않는다' 29.1%(전혀 5.0%, 신뢰하지 않는 편 24.1%)였다. 그러나 1996년 사회발전연구소 국민의식 조사에서는 신뢰도가 48.8%, 불신이 12.5%였다. 10년 만에 신뢰도는 약 10%포인트 떨어지고, 불신감은 17%포인트 가량 올라간 것이다.
두 번째로 신뢰도가 높은 곳은 대학이다(신뢰 34.5%, 불신 28.3%). 하지만, 대학 역시 96년 조사 때는 지금보다 상황이 좋아서 신뢰 42.2%, 불신 15.7%였다.
신뢰도가 최악인 곳은 국회(정당)였다. '신뢰한다'는 5.4%에 그치고, '불신한다'는 81.1%나 됐다. 96년 조사 때도 국회의 신뢰도는 5.3%에 불과했으며, 불신감은 10년 동안 13%포인트(67.8%→81.1%)나 늘었다.
다음으로 좋지 않은 곳은 행정부였다. '신뢰' 17.2%, '불신' 60.7%였다. 10년 전(신뢰 11.4%, 불신 56.0%)에 비해 신뢰도는 늘어나고, 불신감은 줄어들었다는 건 긍정적이다. 세 번째는 언론으로 신뢰도는 22.9%였으나, 불신감이 45.5%로 약 23%포인트의 차이가 났다. 96년엔 신뢰 29.0%, 불신 34.4%였다.
10년 전과 비교했을 때 가장 흐름이 좋은 곳은 대기업이다. 96년에 13.0%였던 신뢰도가 이번엔 27.3%로 14%포인트 늘었다. 상대적으로 불신감은 48.1%에서 36.2%로 12%포인트 줄었다. IMF외환위기를 거치면서 이뤄진 각종 구조조정 및 재벌개혁 조치를 국민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사법부도 신뢰를 회복하고 있다. 신뢰도가 96년 15.6%에서 이번에 34.2%로 19%포인트 늘었고, 불신감은 45.6%에서 41.3%로 약 4%포인트 감소했다. 이 밖에, 종교단체에 대해선 '신뢰한다'는 답이 25.7%, '신뢰하지 않는다'는 답이 37.9%로 나타났다. 96년엔 신뢰도 31.9%, 불신감 34.0%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