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조선일보는 급변하는 한국 사회의 중심에서 언론의 역사를 만들어 왔다. 그렇기에 짊어져야 할 책임과 소명 의식도 매우 크다고 생각한다.

사람이 모여서 하나의 조직을 만드는 이유는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의미있는 일을 여러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이루어가기 위함일 것이다. 또한 여기서 '의미 있는 일'이란 수많은 다양한 조직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우리 사회에 기여하고 함께 살아가는 일일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조선일보에 거는 각계각층의 기대도 클 수밖에 없다. 집단이기주의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갈등에 대한 중재자가 부족한 현 상황이 계속되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공감대 형성과 함께 타인에 대한 배려와 장기적인 시각이 우리 사회에 뿌리 내리는 데 조선일보가 많은 역할을 해주기 바란다.

획일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강요하고 자신의 생각과 다른 사람은 배척하는 태도는 민주주의의 본질과도 어긋날 뿐만 아니라 사회의 발전을 가로막는 큰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또한 어려운 환경에 놓여 있는 대다수의 서민과 소외 계층을 더 따뜻한 시선으로 보듬고, 우리 자녀들이 살아갈 사회가 한 걸음씩 전진해가는 데 필요한 것들을 조명해주기 바란다.

우리나라가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기 위해서는 지식 정보산업의 육성과 위험 관리 마인드의 정착이 필수적이다. 제조업 분야에서 맹렬하게 추격해오는 중국을 뿌리치기 위해서는 기존의 제조업에 부가가치를 더할 수 있는 지식정보산업의 발전이 꼭 필요하다.

위험 관리 역시 우리 사회 전 분야에 걸쳐 심각한 문제이다. 아직도 많은 분야가 여러 가지 종류의 큰 위험에 아슬아슬하게 노출되어 있으며, 사고가 나더라도 단기적인 처방 수준에 머물 뿐 제도에 반영하고 시스템화하는 노력이 부족하다.

우리의 미래를 한 발 앞서 열어가는 언론으로서 조선일보가 이에 대한 문제 제기와 해결 방안을 제시하는 데 많은 관심을 기울였으면 한다.

(안철수 ·안철수연구소 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