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혹을 넘긴 나이지만 거부하고 싶은 평판이 있다. '촌스럽다'는 말이다. 문화접촉빈도가 너무 낮지 않으냐는 핀잔이다. 명색이 앞서가는 문화를 가르치는 교수이면서 심하지 않으냐는 질책이 동반한다.

'촌스럽다'는 '문화와는 거리가 먼', '문화체험을 하지 않은' 것의 또다른 이름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지방에서는 이런 문화체험이 쉽지 않다. 우선은 공연장의 절대부족과 함께 공연장과 관련한 무지함 때문이다.

전국의 공연장으로는 유일하다 싶게 하얀색으로 내부를 칠한 대구시민회관 대강당은 공연에 대한 집중력을 최대한 방해하고 있다. 조명이 반사되고 암전상태에서도 실내가 훤히 보인다. 경사도가 낮으면서 지그재그로 배치하지 않은 일자형 객석도 마찬가지다. 앞사람의 뒤통수를 피하지 않으면 관람이 불가능할 정도다.

한상덕 교수

게다가 무대는 한술 더 뜬다.

조명기나 시설물을 매다는 배턴이 겨우 5개다. 30개 정도의 배턴이 기본인 서울공연장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오케스트라가 들어갈 자리가 없고 연동장치가 없는 고정무대는 동선을 줄이지 못한다. 무대사용은 대강당 근무 시간에 맞추어야 하고 관람객을 위한 유료 주차장조차 없다.

내가 원래 그래서 촌놈 소릴 듣는 것은 내 탓이라겠지만, 내가 사는 곳의 자치단체가 원인 제공자라면 억울하지 않겠는가.

(한상덕·대경대 공연예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