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발생한 동남아 대지진으로 인한 희생자가 10만명을 넘어선 가운데, 전 세계에서 구호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유럽연합 등은 앞다퉈 구호 지원금액을 늘리고 있고, 미국 첩보위성과 항공모함은 물론 휴대폰 추적장치와 블로그까지 동원되고 있다. 또 영국 여왕과 아시아 최고 갑부, 싱가포르 택시기사 등 전 세계 각계 각층이 희생자와 가족들을 위해 구호활동에 동참하고 있다.
스리랑카에서는 휴대폰 통화추적 장치를 이용해 36명의 영국인 관광객들이 참사현장에서 구조됐다. 스리랑카에서 휴대폰 국제 로밍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는 담당자는 "참사 당시 전체 1만252명의 이용자들에게 모두 문자 메시지를 보내, 현재 2321명에게서 답을 받았다"면서 "통화추적 장치를 이용, 이들에 대한 구조작업을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기성 언론들이 할 수 없는 일을 도맡아왔던 블로거들도 현장 목격담을 올려 실종자 수색작업을 돕는가 하면, 구호 참여나 자원봉사 등을 독려하는 내용을 전파하고 있다. 또 멕시코는 지난 1985년 멕시코시티 대지진 당시 붕괴건물 속을 파고 들어가 생존자 구조활동을 펼쳤던 '두더지 구조팀' 회원들을 남아시아 피해국에 파견해 구조활동을 벌일 것이라고 멕시코 일간 엘우니베르살 인터넷판이 보도했다.
구호물결에는 빈부나 신분의 차이도 중요치 않았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과, 자신의 손자를 잃은 태국 국왕은 적극적으로 구호활동을 독려했고, 아시아 최고의 갑부인 홍콩 리카싱(李嘉誠) 창장(長江) 그룹 회장은 310만달러를 제공했다. 싱가포르의 한 택시회사에서는 300대의 택시에 모금함을 비치해 구호물결에 합류했다. 또 호주 콴타스 항공은 의료봉사에 자원하는 의사들을 위한 무료 티켓을 제공하고 있고, 독일 요슈카 피셔 외무장관은 매년 새해 전날 1억3500만달러 규모의 불꽃놀이 행사를 벌이는 독일인들에게 불꽃놀이를 자제하고 기부에 나서줄 것을 호소했다. 하루 만에 64만달러(7억원)를 모금한 덴마크 적십자사 대변인은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돈이 기부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미국을 비롯, 일본·호주·인도 등 4개국은 29일 피해국가들에 대한 전 세계적인 구호노력 지원을 조정하고 주도하기 위한 '구호연합'을 결성하기로 했다. 이들 4개국은 군 병력 등을 파견해 피해 규모를 산정하고 인명 구조작업을 벌이는 것은 물론, 폐허가 된 남아시아 각국의 국토 재건사업까지 참여할 예정이다.
이미 피해자 지원활동을 위해 해군 함정 3척을 태국으로 파견한 일본 정부는 추가로 4000만달러의 현금지원을 약속했다.
각각 3000만달러(330억원)씩의 지원을 약속했던 영국과 호주 정부도 피해규모가 매시각 눈덩이처럼 불어나자 최소 3배 이상 지원 규모를 늘리기로 했다. 프랑스도 2000만달러의 지원을 약속하고 구호대열에 합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