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시아를 강타한 지진해일이 크리스마스에 결혼한 조상욱(28)·이혜정(여·26)씨 부부를 갈라놓았다. 29일 현재 남편 조씨는 실종 상태고, 아내 이씨는 지난 28일 푸껫 카오락호텔 붕괴 현장의 콘크리트 구조물 밑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의 신원은 남편 조씨가 일본 출장 때 구입해 결혼 패물로 준 반지와 목걸이가 있어 확인이 가능했다.
이들은 결혼 다음날인 26일 신혼여행지 태국 푸껫으로 향했으며, 호텔에 투숙한 지 3시간 만에 사고를 당했다. 이날 오전 5시 가족들에게 “무사히 도착했다”는 전화를 건 게 마지막이었다. 비행기에서 보낸 25일 밤이 부부로서 처음이자 마지막 밤이었다.
영남대에서 금속공학 석사학위를 취득한 조씨는 작년 4월부터 경북 구미에 있는 ‘LG 마이크론’에 근무해왔다. 조씨는 신규 아이템 개발 부서인 EMI팀에 배치받았다. 회사 관계자는 “워낙 일을 잘 하고 시원한 성격 때문에 선후배들에게도 인기가 많은 편이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조씨가 일 때문에 결혼식도 미뤘던 것으로 알고 있다” 고 말했다.
회사측은 실종된 조씨와 같은 팀에서 근무하는 EMI팀 진성현(31) 대리 등 3명으로 특별 자원봉사팀을 구성, 29일 푸껫에 보냈다. 2년간 같은 부서에서 근무했던 진 대리는 “반드시 찾아내 함께 귀국하겠다”고 말했다. 진씨 등은 돌아오는 날을 정하지 않은 채 저녁 7시50분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탔다.
이씨의 사망 소식은 경북 김천에 있는 이씨 친정집을 울음바다로 만들었다. 유치원 교사였던 이씨가 지난 10월 결혼식을 올리려다 각자 일 때문에 바빠 식을 미룬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위 사람들을 안타깝게 했다. 농사를 짓는 이씨의 아버지 이병희(56)씨와 어머니 김재임(52)씨는 사고 소식을 접하자마자 푸껫 현지로 갔다. 이씨는 “구미에 신혼살림 다 차려놓고 단 한 번도 써보지 못하고 이국 땅에서 이렇게 원통하게 숨을 거두다니…”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한국에 남아있던 남동생(25)은 “누나와 자형이 꼭 살아 돌아올 것”이라며 기다리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