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하원

우리나라가 남아시아 지진 해일 피해에 책정한 구호금은 200만달러다. 그것도 처음엔 60만달러였다가 "심하다"는 얘기가 있어 올린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에 따르면 우리 정부가 연간 외국 재난구호금으로 쓸 수 있는 예산은 약 100만달러라고 한다. 놀라운 얘기지만 사실이다. 올 예산은 이미 다 썼다고 한다.

그래서 해일 피해 직후인 27일 외교부는 한국국제협력단(KOICA) 예산을 끌어와 60만달러를 만들었다. 28일에는 140만달러를 추가 지원하기로 결정하고, 기획예산처 등 다른 부처와 예산을 어디에서 끌어올지에 대해서 수십 차례 전화를 주고 받았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런 '엄청난' 노력의 결과 이만큼의 액수라도 지원할 수 있었다고 했다.

우리나라의 경제규모는 세계 11위다. 이렇게 되기까지 우리가 국제사회에서 받은 지원과 구호는 새삼 거론할 필요도 없다. 아직 우리가 넉넉하게 베풀 정도의 능력은 안 된다. 그러나 1년에 외국 재난 구호금 예산이 100만달러라면 너무나 인색하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 정부는 저개발국가를 위한 정부개발원조예산(ODA)이 3억3300만달러로, 국민총소득의 0.06%다. OECD 평균인 0.25%에 한참 못 미친다. 이번 사태에 미국은 3500만달러, 일본은 3000만달러를 구호금으로 책정했다. 그렇다면 한국이 어느 정도의 구호금을 낼 수 있을 것이라는 국제사회의 '상식'이 있을 것이다. 1년 구호금 예산 100만달러를 갖고 이 상식에 부합할 수 있을까.

그런 인색한 국가로 국제사회에서 낙인찍힌다면 수출로 먹고 사는 우리 입장에서 결코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다. 정부의 외국 구호금 예산과 ODA를 조금이라도 늘리는 논의가 필요하다. 어찌보면 투자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