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크라이나 정부는 29일 대선 결선 재투표에서 승리한 야당 지도자 빅토르 유셴코의 지지자들이 수도 키예프의 정부 청사 밖에 모여 야누코비치 총리의 입장을 저지함에 따라 이날 열기로 예정된 각료회의를 연기했다. 우크라이나 정부 관계자는 정부 청사 앞에 모인 기자들에게 “오늘 이 건물에서 각료회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이에 앞서 유셴코는 28일 키예프의 독립광장에 모인 수만명의 지지자들에게 정부의 각료회의 개최 저지를 촉구했다. 그는 이날 “각료회의를 막기 위해 여러분들이 정부 청사를 점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지지자들이 ‘우크라이나 대통령 유셴코’를 외치는 가운데 등단, “야누코비치는 이제 합법적인 총리가 아니다. 이미 오래전 의회가 그를 축출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각료회의에서 급조된 불법 민영화 조치, 거액의 자금 이전, 현 정부 관리를 내세운 민간회사 설립이 추진된다는 정보가 있다”며 “이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백명의 유셴코 지지자들은 29일 오전 정부 청사 앞에 모여 오렌지 깃발을 휘두르며 각료 회의 저지에 나섰고, 또다른 70여명의 지지자들은 정부 청사 건너편 주차장에 모여 유셴코의 승리를 연호했다.

현재 우크라이나 내각은 법적으로 야누코비치 총리가 이끌고 있다. 대선 결선재투표를 위해 임시 휴가를 냈던 야누코비치 총리는 29일 업무에 복귀한다고 대변인을 통해 발표했다. 우크라이나 의회는 지난 1일 야누코비치 총리 내각에 대한 불신임결의안을 통과시켰으나 퇴임 예정인 레오니드 쿠츠마 대통령은 정부해산을 거부했다. 야누코비치 총리는 의회의 불신임안이 법적 효력이 없는 정치적인 결정이라고 반발하고 있으며, 선거 유세기간 동안 휴가를 냄으로써 사임압력을 피할 수 있었다. 우크라이나 현행법상 휴가 중인 공무원은 해직할 수 없다.

야누코비치 총리는 대선 패배 후인 지난 27일 부정·불공정 투표사례들을 열거하며 패배를 인정할 수 없다고 선언했다. 그는 이어 대법원에 선거 무효 소송을 내겠다고 발표, 선관위는 유셴코의 대통령 당선 발표도 연기했다.

(키예프(우크라이나)=정병선특파원 bschung@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