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가장 경쟁력 있는 문화상품 중의 하나는 '팩션'이었다.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을 결합한 이 문화 장르는,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에서 확인하듯 현실과 허구 사이를 왕복하며 독자들의 지적 욕망을 자극하고 오락적 재미까지 충족시켰다. 할리우드의 흥행보증수표로 불리는 제작자 제리 브룩하이머가 이 유행을 놓칠 리 없다. 니컬러스 케이지를 캐스팅해 만든 어드벤처 '내셔널 트레저(National Treasure)'는 이 공식에 맞춤한다. 핵심 아이디어는 "미 합중국 독립선언문의 뒷면에 보물지도가 감추어져 있다"는 것.

대대로 재산을 거덜내온 보물사냥꾼 집안의 막내 벤저민 프랭클린 게이츠(니컬러스 케이지)는 북극해 빙하 아래 얼어붙은 '샬롯'이라는 배에서 담배 파이프를 발견한다. 파이프에서 발견한 다음 단서. 바로 독립 선언문 뒤에 보이지 않는 잉크로 보물의 위치가 그려져 있다는 것이다. 이 시점에서 보물을 함께 찾아 헤매던 악당 이안(숀 빈)은 관객의 예상대로 배신을 감행하고, 게이츠는 친구인 컴퓨터 천재 라일리(저스틴 바사)와 국립 문서보관소의 애비게일(다이앤 크루거)과 힘을 합쳐 보물찾기 경쟁에 나선다.

미국 건국 대통령들이 사용했다는 암호, 1달러짜리 지폐에 그려진 성당기사단의 상징 등의 소재는 음모론에 허기진 관객의 아드레날린을 분출시키고, 새로운 단서에 의해 한 단계씩 진전하는 이야기 구조는 긴박감을 불러 일으킨다. 전형적인 스릴러 어드벤처 구조. 제리 브룩하이머와 니컬러스 케이지는 '더 록' '콘 에어' '식스티 세컨즈'에 이어 4번째로 호흡을 맞췄다. '더 록'의 액션보다는 상대적으로 허약하고, '식스티 세컨즈'의 시나리오보다는 탄탄한 편. '당신이 잠든 사이에'를 만든 존 터틀타웁 감독이 연출했다. 31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