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음식점·미용실·옷가게·수퍼마켓 등 자영업 매출이 8~15개월 연속 감소하면서 문을 닫는 업소들이 속출하고 있다. 불황이 가장 심각한 음식점은 20여만개 업소가 휴업 또는 폐업에 들어갔다고 한다. 고달픈 서민 가족들이 생계(生計)를 기대고 있는 자영업이 붕괴 위기에 몰리고 있는 것이다. 전체 국민소득에서 자영업자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12.8%에 이르고, 전체 취업자(2280만명)의 34.9%가 자영업자다. 미국(7.2%), 영국(11.7%), 일본(16.3%)의 자영업자 비율과 비교할 때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자영업의 중요성은 두드러진다.

우리나라 자영업의 특징은 생계형 창업이 대부분이라는 점이다. IMF 이후 기업구조조정 과정에서 수십만명의 40~50대 정리해고자들이 쏟아져 나와 먹고살기 위해 뛰어든 곳이 자영업이다. 식당·노래방·부동산중개소·맥줏집·PC방들이 우후죽순(雨後竹筍)처럼 돋아났다. 전국 식당 수가 한때 80만개에 달했다고 하니 식당 1개가 국민 60명씩이란 미니 시장(市場)에서 살아남기 위한 투쟁을 벌여온 것이다. 이런 과당경쟁의 결과로 자영업자의 44%가 최저생계비도 벌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태로 계속 갈 수는 없다. 결국은 시장의 법칙에 따라 구조조정 과정이 진행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문제는 얼마간의 퇴직금으로 가게를 열었던 자영업자들은 가게문을 닫는 순간 하루를 떼우기 힘든 빈곤층으로 굴러 떨어지게 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자영업에 대한 구조조정을 시장에만 맡기고 정부는 뒷짐을 지고 있을 수 없다는 것이다. 폐업하는 자영업자에겐 직업훈련의 기회를 줘 임금 근로자로 재취업할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벌써 사회적 안정을 위협하기 시작한 빈곤층의 팽창은 사회적 불안으로 연결될 수밖에 없다.

창업교육·재취업 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중요하다. 선진국에선 정부와 기업들이 공동으로 '퇴직자 전환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재취업을 돕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퇴직자들을 거의 빈손으로 사회로 내몰고 있다. 정부와 기업들도 이제 생각을 달리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