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경복 기자

중국을 방문한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지난 23일 장쑤(江蘇)성 쑤저우(蘇州)공단을 시찰했다. 개성공단의 ‘모델’격인 쑤저우의 개발 현황을 둘러보고 이를 개성공단 개발에 참고하기 위해서다.

정 장관은 평소 “개성공단을 통해 냉전을 넘겠다”고 공언할 정도로 공단 개발에 공을 들여왔다. 우리 정부는 2년 후에는 개성공단에서 10만명의 북측 근로자가 일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고, 심지어 “개성공단이 쑤저우를 능가할 수 있을 것”이라는 말까지 한다.

그러나 이런 전망과 실제 상황 사이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평이다. 지난 15일 개성공단에서 열린 시제품 생산 기념행사에서 북한측이 보여준 태도만 봐도 그렇다. 북측은 당시 일부 언론사 기자들의 행사 참여를 허용치 않았다. 또 정 장관이 축사를 하려는 순간 북측 고위 관계자가 자리를 비우는가 하면, 여당 의원들이 덕담을 건네도 북측은 “공단사업이 지지부진하다”며 불만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런 모습을 지켜본 재계 인사와 학자들 사이에서는 “북한이 기업 운영에 필수적인 요소를 어떻게 하겠다는 것은 제쳐둔 채 불만만 표시하더라. 어떻게 남쪽의 자본을 끌어들이겠다는 것인지 의아스러웠다”는 반응이 많았다.

반면 쑤저우공단은 10년 전 중국과 싱가포르가 35대65의 비율로 자본을 투자해 개발하고 무엇보다 중국이 각종 협조를 아끼지 않아 지금은 세계 500대 기업 안에 드는 80여개 기업이 진출했고 국제적 첨단산업단지로 탈바꿈했다.

북측은 남측이 뭘 해주기를 바라기에 앞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하고, 우리 정부도 ‘장밋빛 청사진’을 접고 차분한 진단을 내려야 한다. 개성공단이 쑤저우를 능가하려면, 아니 ‘제2의 쑤저우’라는 평가라도 들으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