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내에서 내년 초 '대(大)사면'설이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시기는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의 취임 2주년인 내년 2월, 사면 대상은 대선자금 사건에 연루된 여야 정치인과 기업인이 포함돼야 한다는 등의 이야기가 오가고 있다.

사면설의 진원지는 주로 열린우리당 중진들로, '국민 화합' 차원에서 사면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노 대통령 측근인 한 중진 의원은 "당내의 정치를 좀 해본 사람들 사이에는 사면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퍼져 있다"고 했다. 노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문희상(文喜相) 의원도 "사면은 시기와 국민적 공감대가 중요하다"면서도 "통합을 얘기하면서 사면을 빼면 얘기가 안 된다"고 했다. 지난 정권에서도 집권 2년 때는 통상 사면을 했다는 점과 열린우리당 기획자문위원회가 21일 '국민 통합'을 내년 국정운영 방향의 한 축으로 삼기로 한 것 등도 사면설을 확산시키는 요인이다. 여당 밖에서는 민주당 한화갑(韓和甲) 대표도 사면을 주장해왔다. 그는 지난달 25일 노 대통령과 여야 대표 회동에서 "대화합을 해야 한다"며 사실상 정치인 사면 복권을 제기하고 "각 당의 많은 사람들로부터 이 얘기를 꼭 해달라는 주문을 받았다"고 했다.

열린우리당 의원들의 이런 의견 제시에도 불구, 당 공식입장은 "사면은 대통령 고유권한"이라며 당 차원에서의 건의나 요청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 노 대통령이 정치권의 사면 요구는 충분히 알고 있을 것이라고 여권 인사들은 전하고 있다. 대통령의 결심만 남았다는 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같은 여당 안팎의 요구에 대해 "지금까지 사면 문제가 논의된 적도 없고, 설령 조건이 성숙됐다고 해도 국민 여론을 우선 감안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선자금 수사가 끝난 지 1년도 안 된 상황에서 사면을 거론하는 데 따른 부담과, 여권 내부는 물론 야당의 사면요구를 수용해야 하는 정치적 필요 사이에서 고심하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