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국회에선 정치권 최대 계파로 ‘전대협(全大協) 동우회’가 떠올랐다는 말이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오간다. 과거 ‘상도동계’ ‘동교동계’처럼 보스와 지역중심으로 뭉쳤던 거대 계파들이 힘을 발휘했다면, 17대 국회에선 전대협 출신의 의원과 보좌관, 당직자들이 최대 인맥을 형성했다는 것이다.
전대협 동우회 회원은 국회의원 12명, 의원 보좌관과 주요 정당의 당직자까지 합치면 국회 안에만 150명에 달한다고 전대협 출신인 열린우리당의 한 당직자는 전했다. 전대협 동우회의 힘은 그들이 국회와 청와대·각 부처는 물론 각종 위원회와 시민단체, 정치성향의 인터넷 동호회, 친노(親盧)성향의 언론 등 정치권 전반에 포진하고 있다는 데 있다. 청와대엔 행정관급으로 상당수가 들어가 있고, 각 부처에도 장관 보좌관 등으로 일하고 있다.
현 전대협 동우회장인 전문환씨는 한 인터넷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2명이나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은 개인의 힘이 아니라 80년대 민주화운동 세대의 힘"이라며 "30~40대인 이들의 힘은 엄청나다"고 말했다.
'전대협 동우회'는 1987년 만들어져 1993년 이름을 '한총련(한국대학총학생회연합)'으로 바꾸기까지 전대협의 간부를 지냈거나 각 대학 총학생회·단과대 학생회 간부를 지낸 사람들의 친목모임이다. 올해로 출범 13년째를 맞는 전대협 동우회는 학번으론 83학번부터 89학번까지, 연령대로는 30대 초반에서 40대 초반까지이다. 총학생회 일을 했던 이들이 수십개 대학에서 '민주동문회'를 운영하고 있고, 이들이 전대협 동우회의 뿌리를 이루고 있다.
그러나 80년대 학생운동에서 민족해방(NL)계열이 전대협을 장악했기 때문에, NL과 대립했던 민중민주(PD)계열들은 전대협 동우회원이라도 동우회에 소속감이 없거나 모임에도 잘 나가지 않는다. PD계열 총학생회장 출신의 여당 당직자는 "전대협 동우회는 정확히 말하면 NL계열 학생운동권 출신들의 모임으로 보면 된다"고 말했다. PD계열이 여당과 한나라당, 민주노동당에 골고루 분포한 반면 NL계열들은 여당에 집중 포진해 있다.
전대협 동우회 소속 국회의원은 모두 열린우리당 소속이다. 1기 이인영(李仁榮·의장·고려대) 우상호(禹相虎·부의장·연세대) 이철우(李哲禹·비서·서울시립대) 김태년(金太年·경희대 총학생회장), 2기 오영식(吳泳食·의장·고려대) 최재성(崔宰誠·동국대 총학생회장) 백원우(白元宇·고려대) 정청래(鄭?來·건국대 조국통일위원장), 3기 임종석(任鍾晳·의장·한양대) 이기우(李基宇·성균관대 총학생회장) 한병도(韓秉道·원광대 총학생회장) 복기왕(卜箕旺·명지대 총학생회장) 의원이 전대협 동우회원이다. 여당의 4대 쟁점입법 중 국보법 폐지는 물론 사학법(이인영, 최재성, 백원우, 복기왕), 신문법(우상호, 정청래) 제·개정을 전대협 출신들이 주도 하고 있다.
전대협 동우회장을 지낸 열린우리당 복기왕 의원은 "따로 모임은 하지 않는다"고 했다. 오해를 받지 않기 위해 단체행동을 피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난 5월 열린 전대협기 축구대회에는 의원 12명 중 9명이 참석해 단결을 과시했다. 1년에 한 번 충청지역에서 열리는 동우회 전체 모임에는 한 번에 수백명이 몰릴 정도로 성황을 이룬다고 한다. 한편에선 "전대협 동우회라는 틀은 동창회처럼 친목모임일 뿐 정치적으론 분화돼 의미가 별로 없다"는 지적도 있다. 정당과 정치적 성향이 모두 달라졌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