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년만에 나타난 겨울 고온 현상으로 몸살을 앓는 곳은 한국 뿐만이 아니다. 일본도 지난 여름 40도를 육박하는 ‘가마솥 더위’에 이어 지난 5일 도쿄 낮 기온이 26도에 이르면서 ‘한여름’을 연상케 하는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 약한 엘니뇨 영향으로 찬 대륙고기압이 힘을 쓰지 못하면서 삼한사온(三寒四溫)으로 불리는 기압계 변화 주기가 2~3일로 짧아졌다. 이로 인해 이달 들어 4일, 6일, 8일, 10일, 15일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리며 이상 강수 형태를 보이고 있다. 기상청은 17일 밤 잠시 전국을 적셨던 비가 다시 찾아오며 당분간 ‘눈 대신 비’ 현상이 두드러지겠다고 내다봤다. 그러나 1월 중에는 대륙고기압이 확장하며 추운 날이 생겨 서해안·호남에 대설(大雪) 가능성이 있겠다고 덧붙였다.
일본은 올 11월말 현재 연평균 기온이 예년보다 0.99도 높아 1898년 관측 이후 두번째로 높은 상태다. 1위는 1990년이었으나 최근같은 겨울 고온이 지속되면 사상 최고기록을 세울 것이라는 게 일본기상청 예상이다. 12월 중순 들어 도쿄 기온은 최고 14~15도를 오르내려 ‘겨울’이란 단어가 무색한 지경이다.
일본은 특히 올해 여름 더위가 끝나자마자 20여차례에 이르는 태풍, 니가타주에쓰(新潟中越)의 진도 7 지진 등 기상이변이 잇따라 애를 먹고 있다.
한국과 마찬가지로 일본도 눈이 녹아 스키장을 개장하지 못하거나 백화점 코트 판매량은 20% 가량 줄어드는 등 경제적인 혼란도 겹치고 있다. 또 코트 대신 봄까지 입을 수 있는 재킷 판매량이 5% 정도 늘어나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은 전하고 있다.
(도쿄=최흡특파원 pot@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