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은 대학 교육에 필요한 수학 능력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측정하는 전국 단위의 전형 자료로 제7차 교육과정을 최대한 반영함으로써 고등학교 교육과정이 정상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구안된 시험이다.

지난 14일 채점 결과 발표 후 수험생, 학부모를 포함한 많은 이들이 표준점수를 이해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수능 출제 관리 기관장으로서 이번 수능의 점수체제에 대하여 충분한 홍보가 이루어지지 않은 듯하여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기존 수능 체제와 비교해 볼 때 2005학년도 수능은 학생의 소질과 적성을 중시하는 제7차 교육과정의 기본 정신에 따라 시험 영역과 과목을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게 하였다는 특징이 있다. 이러한 특징 때문에 수험생에게는 성적 산출 방식을 과거와 달리하여 과목별로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을 제공하게 되었다. 사실 표준점수는 올해 처음 사용된 것이 아니라, 1999학년도에 도입하여 그동안 원점수와 함께 사용해 온 방식이다. 이번에 달라진 점은 원점수를 더 이상 제공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쉽게 출제되면 높은 점수를 받게 되고 어렵게 출제되면 낮은 점수를 받게 되는 '원점수' 방식은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나타날 수 있고, 수험생이 공부하기 쉬운 과목으로 몰리는 문제도 유발할 수 있다. 이와는 달리 '표준점수'는 수험생의 상대적인 성취 수준을 표준화한 점수로 제공하기 때문에 수험생 모집단이 서로 다르거나 난이도가 변하더라도 다양한 선발 기준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다만, 각 과목 만점의 표준점수는 동일하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선택과목별 난이도 차이 때문에 점수 분포가 심하게 편중되는 경우 선택과목별 표준점수 최고점 간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 즉, 수험생들이 모두 쉬워하여 고득점자가 많은 과목의 점수가 상대적으로 낮아질 수 있다. 하지만 선택과목 간 점수를 일률적으로 조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선택과목 간 최고점 차이를 보정하기 위한 몇 가지 방안을 심층적으로 검토하였지만 이러한 방안들은 또 다른 불공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표준점수제의 장점을 살리면서 부분적으로 나타나는 문제점을 극복하는 최선의 방안은 일차적으로는 과목 간 난이도 차이를 최소화하는 것이다. 수능 출제 과정에서 난이도를 적정하게 유지하기 위하여 여러모로 노력하였으나 탐구 영역 및 제2외국어·한문 영역 일부 과목의 만점자가 10%가 넘는 등 예상 밖의 결과가 나오게 되어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추후 이러한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서 유능한 출제위원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하고, 출제위원에 대한 지속적인 워크숍을 통해서 과목 간 난이도를 조정하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일 것이다.

평가원은 수험생에게 제공하는 표준점수, 백분위, 등급 모두를 대학이 합리적인 판단과 기준을 마련하여 다양하게 활용하도록 권고해 왔다. 대학에서는 표준점수의 특성을 충분히 이해하고 입학 전형시 각 대학의 사정에 맞게 조정하여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학부모와 수험생은 대학별 대입 전형 방식을 자세히 살피고, 자신이 받은 성적이 제대로 반영될 수 있는 대학과 전공을 선택하는 지혜가 필요하다.

(정강정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원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