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은 물경 3692억원이라는 거금으로도 살 수 없었다.

지난 2002년 성탄절, 미국 사상 최대인 3억1400만달러짜리 복권에 당첨됐던 웨스트버지니아주(州) 거주 잭 휘태커(57)씨가 불과 2년 만에 쪽박을 차게 됐다. 그나마 단란했던 가정은 풍비박산나고, 본인은 재활센터에 강제 수용될 예정이어서, 돈이 행복을 담보해주지 못한다는 교훈을 다시 한 번 보여주고 있다.

역사상 최대 규모의 파워볼 복권에 당첨된 잭 휘태커(가운데)와 아내.

건설업자로 그럭저럭 살던 휘태커는 세금을 제하고 일시금으로 1억1300만달러(약 1328억원)를 받은 뒤 교회 세 곳에 700만달러를 기부하는 등 한동안 겸손한 삶을 버리지 않았다. 그러나 어쩌다 스트립쇼 클럽과 카지노·경마장 등에 발을 들여놓은 것이 화근이었다. 그 많던 돈을 탕진, 2년 사이에 빈털터리가 됐다.

그의 방탕한 생활은 지난해 8월 스트립쇼 클럽 앞에 주차된 차에서 현금과 수표 등 54만5000달러를 도난당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알려지기 시작했다. 도박장의 큰손이어서 늘 그 정도의 돈은 들고 다녔다는 것.

지난 1년간 음주운전으로 두 차례나 체포돼 내년 1월 2일까지 재활센터에 입소해 28일간 교육을 받으라는 강제 수용판결을 받았고, 나이트클럽과 경마장에서 일으킨 난동사건으로 두 건의 소송에 휘말려 있다. 술집 지배인을 폭행한 또 다른 사건에 대해선 지난 13일 스스로 법정 소송을 포기했다.

그의 사무실과 집에는 여러 차례 도둑이 들었다. 한 번은 도둑이 들었던 날, 손녀딸의 남자친구가 집 안에서 시체로 발견돼 아직까지 경찰수사가 진행 중이다. 지난 4일에는 손녀딸마저 행방불명돼 그가 직접 실종 신고를 하는 등 그는 이제 복권 당첨 이전보다도 암울한 하루하루를 살아가고 있다.